김현정 민주당 의원실, 거래소 법인계정 현황 분석
업비트 실명법인계좌만 41개...잔액은 14억원
대학 등이 보유한 약 60억원 상당의 코인이 내년부터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법인계좌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허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법인계좌 예치금 잔액은 총 76억원으로 나타났다.
16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가상자산을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총 49개의 법인 계좌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등 코인으로 거래할 수 있는 코인마켓 거래가 가능하거나 계좌만 개설된 법인계정까지 포함하면 총 5092개로 파악됐다. 이들 계정의 예치금 잔액은 76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인원 법인 계좌에 대학 등에서 기부받은 6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잠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원은 법인 계정 중 은행 실명계좌가 연결된 계정이 없었지만, 총 법인 계정 수는 514개로 예치금 잔액은 62억89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학 등 법인 계정이 219개로 예치금은 60억원에 달했다. 이는 대학이 기부받은 코인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 위믹스를 운영하는 위메이드는 지난 2022년 서울대·고려대·서강대·동서대 등에 위믹스 10억원 상당을 기부했다. 위메이드는 유니세프에도 1년에 100만달러, 100년 동안 약 1억달러 상당의 위믹스를 기부하기로 했다. 코인원의 일반기업의 법인 계정은 161개로 예치금 잔액은 1억6795만원으로 집계됐다.
대학 등에서 기부받은 가상자산은 내년부터 활용할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의 정책 자문기구인 가상자산위원회는 최근 법인의 가상자산 계좌 발급을 내년부터 대학과 지자체 등에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원화로 가상자산을 거래하기 위해선 은행에 연결된 실명 계좌가 있어야 하는데 법인의 경우 계좌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업비트와 코인원을 제외한 다른 거래소의 경우 법인 계정 잔액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비트는 법인 계정 중 은행 실명계좌 연결 계정 수가 41개로 가장 많았다. 정부 부처 39개와 지자체 2개 등이 있었다. 특히, 일반기업의 법인계정 수는 356개로 이들 기업의 예치금 잔액은 약 14억원으로 다른 거래소보다 잔액이 컸다. 그러나 2020년말 기준 131억원에 비하면 9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빗썸은 법인 계정 수가 총 3734개로 다른 거래소보다 월등히 많았지만, 잔액은 2436원에 불과했다. 코빗은 법인계정 수가 273개로, 이중 은행 실명계좌 연결 계정 수는 7개로 대부분 일반 기업 소유였다. 예치금 잔액은 5555만원으로 집계됐다. 고팍스도 일반 기업 법인계정 수만 61개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