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OLED…삼성·LG 뒤 '숨은 강자'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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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 BOE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주름잡는 3대 디스플레이 제조사다. 하지만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때 뒤에서 조용히 웃는 ‘숨은 강자’는 따로 있다. 특허료로 매년 수천억원을 벌어들이는 미국 유니버설디스플레이(UDC) 얘기다.

◇ 매출 90%가 특허 사용료

대세 OLED…삼성·LG 뒤 '숨은 강자' 있었네

30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UDC는 지난해 2억3900만달러(약 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대부분 특허 로열티와 OLED 재료 판매로 벌어들였다. OLED업계 1위 삼성디스플레이가 UDC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매년 1000억원, LG디스플레이는 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UDC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 CSOT, 비전옥스, 톈마 등 디스플레이 제조사와 장기 특허 이용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OLED ‘톱6’인 이들 기업의 점유율을 합하면 세계 OLED 시장의 90%를 훌쩍 넘어선다. 세계에서 OLED를 판매한 돈의 일부가 UDC로 갈 수밖에 없다.

UDC는 2018년까지 매출 상위 3개 고객사를 공개했는데 2018년 삼성디스플레이는 UDC 매출에 9154만달러(약 1300억원)를 기여했다. LG디스플레이는 8164만달러(약 1100억원), BOE는 2474만달러(약 350억원)를 로열티와 재료 구입비 등으로 UDC에 지급했다.

UDC가 이처럼 로열티를 싹쓸이할 수 있는 것은 OLED 핵심 원천 특허 때문이다. OLED는 빨강 초록 파랑 세 개 발광층을 조합해 색을 만드는데, UDC는 빨강과 초록 발광 소자의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UDC 특허가 없으면 OLED 패널을 제조할 수 없다는 얘기다.

UDC가 보유한 OLED 관련 특허는 6000개가 넘는다. 셔윈 셀릭손은 LCD(액정표시장치) TV가 대중화하기도 한참 전인 1994년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9V 건전지로 자발광하는 초록색 빛을 본 후 UDC를 설립했다. 이후 UDC는 프린스턴대와 산학 협력을 맺고 30년간 OLED 기술을 연구하며 OLED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 ‘대세’로 자리 잡은 OLED

업계가 UDC에 주목하는 것은 OLED가 LCD를 제치고 디스플레이 시장 대세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TV뿐 아니라 스마트폰, 노트북, 모니터, 태블릿PC에 OLED 적용이 본격화돼서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전력 소모가 현저히 적은 OLED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이유로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는 세계 OLED 시장 규모가 지난해 563억7000만달러(약 83조원)에서 2034년 3445억8000만달러(약 500조원)로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UDC의 영업이익률은 30~40%에 달한다. 지난해 UDC 매출은 6억4768만달러로 1년 전보다 12% 늘었고, 영업이익은 2억3900만달러로 10% 증가했다. 순이익도 2억2200만달러로 9% 많아졌다. 글로벌 소비 침체로 TV와 노트북 스마트폰 등의 판매가 둔화했는데도 실적이 뛴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은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OLED 핵심 기술’인 파란색 발광 소자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발광 효율이 100%인 빨강, 초록과 달리 파랑은 발광 효율이 25%에 그친다. 지금까지 파란색 OLED 소자(인광 방식)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UDC는 2024년 청색 소자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다. 이 여파로 지난해 10월 미국 증시에서 200달러를 넘었던 주가는 15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UDC와 파란색 소자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한편 2022년 파란색 OLED를 개발해 온 독일 사이노라를 인수했다.

청색 소자가 개발되면 OLED 사용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발광 효율 100%의 청색 OLED 소자는 디스플레이 소비전력의 20~25%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저전력으로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OLED는 확장현실(XR) 헤드셋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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