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시내버스 수당, 일 짧게 해도 '보장시간' 만큼 줘야"…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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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버스공영차고지에 주차된 서울 시내 버스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버스공영차고지에 주차된 서울 시내 버스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의 단초가 됐던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에서 대법원이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실제 근로시간보다 긴 '간주 근로시간'(보장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연장·야간근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30일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서울 시내버스 회사인 동아운수 근로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의 원심(2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수당 산정의 기준 시간이었다.

앞서 2심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도 수당은 간주 근로시간이 아닌 '실제 근로시간'을 토대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법리 오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노사 간에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일정 시간을 연장·야간근로시간으로 간주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며 "원고들의 근로시간이 보장시간에 미달하더라도 그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수당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통상임금의 '고정성' 요건이 사라진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가 시내버스 업계에 적용된 첫 사례다. 당초 1심은 과거 판례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보지 않았으나, 2심 진행 중 판례가 바뀌면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것으로 국면이 전환됐다. 이 같은 법적 판단 변화는 이미 현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1월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체계 개편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역대 최장인 2일간의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판결이 향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확정되면 시내버스 회사들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을 비롯해 준공영제를 채택한 지역은 버스 운송회사의 손실을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하는 구조인 만큼 공공 재정 투입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정적 운영을 위한 재정 부담이 커진 상황이 우려된다"며 "사업자 조합과 함께 인건비 관련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최고법원이 정당한 권리를 확인했다"며 "서울시가 예산 핑계와 절차적 회피로 일관하며 명백한 임금 체불을 지속한다면 이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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