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원자력에 답이 있다[기고/정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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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지난해 10월 29일 우리나라 정부와 미국은 한미 관세협정을 맺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따라 우리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유지하는 대신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한국과 미국 중 어디가 더 이득을 봤는지를 놓고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정작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어떤 분야에 투자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정부는 현재 한미 관세협정에 따른 투자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익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반면 일본은 우리보다 앞선 지난해 7월 22일 미일 관세협정을 체결했다. 10월 28일 발표된 팩트시트에는 투자 대상이 매우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를 투자하는데 이 중 3320억 달러를 에너지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고 웨스팅하우스, GE 버노바-히타치, 엔트라1 등 투자 대상 기업까지 지목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3개월 먼저 협정을 체결했고 팩트시트도 훨씬 구체적이다. 그만큼 준비가 철저했다는 뜻이다. 반면 우리 협정은 여러 부분이 여전히 모호하다. 모호함은 이후의 업무를 더 어렵게 만든다. 우리가 강하면 모호한 영역은 우리의 것이 되지만 약하면 손해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투자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 자본을 거는 일이다. 따라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유망 산업이어야 하고, 한국과 미국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투자한 자본이 우리 경제로 다시 돌아올 수 있고 우리 기업의 지속적인 참여가 가능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 원자력 산업은 매우 적절한 투자처라고 생각한다. 첫째, 시장 수요가 충분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의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며 전력 공급이 가장 큰 병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둘째, 원자력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다. 대미 투자에서는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이 국내로 되돌아온다. 웨스팅하우스가 AP1000을 건설하든 한국수력원자력이 APR1400을 건설하든 주요 기자재 상당수는 국내 업체가 공급할 수 있다. 건설 분야도 마찬가지다. 넷째, 낙수 효과가 크다. 원전 기자재 분야에만 수백 개의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다섯째, AP1000과 함께 APR1400 수출의 기회도 넓어질 수 있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까지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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