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건대 “27회째 헌혈버스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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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축제, 특색행사로 자리매김
학생-교직원 등 500여 명 참여
헌혈증서, 대한적십자사에 기증
“생명 나눔의 뜻 되새기는 기회 돼”

19일 대구 북구 대구보건대에서 열린 헌혈 사랑 나눔 축제 행사장에서 학생들이 헌혈증서를 보여주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19일 대구 북구 대구보건대에서 열린 헌혈 사랑 나눔 축제 행사장에서 학생들이 헌혈증서를 보여주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혈액 부족 문제가 뉴스에 나올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대구보건대 언어치료학과 3학년 전세현 씨(21·여)는 19일 꾸준히 헌혈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 씨는 이날 교내에서 열린 ‘헌혈 사랑 나눔 축제’에 참여했다. 매년 참가해 이번이 세 번째이며, 개인적으로 한 헌혈을 포함하면 총 10번에 이른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단순한 봉사의 마음으로 헌혈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응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의료인의 꿈을 꾸는 학생이다. 헌혈은 전공의 의미를 실천하는 첫걸음이기도 하다”면서 “언젠가 이 혈액을 받는 환자를 돕는다는 생각에 더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대구보건대는 이날 헌혈 축제를 개최했다. 올해로 27회째다. 대학 측은 1999년 ‘고통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이 행사를 시작했다.

봄이면 많은 지역 대학들이 공연과 먹거리 중심의 축제를 여는 반면에 대구보건대는 생명을 나누는 헌혈 축제를 이어 오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참가자는 총 2만1850명에 달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 본관 1층 로비와 교내 헌혈의 집 등 캠퍼스 곳곳에서 헌혈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학생과 교직원, 동문 등 500여 명이 6시간에 걸쳐 릴레이 형식으로 헌혈에 참여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은 헌혈 버스 3대와 수십 개의 침대를 설치해 행사를 지원했다.

이날 봄 햇살이 무척 뜨거웠지만 생명 나눔을 실천하려는 참가자들로 행사장은 북적였다. 방사선학과 1학년 손민정 씨(22·여)는 이날 처음 헌혈에 참여했다. 큰 주삿바늘이 피부를 뚫고 들어온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있었지만 친구들과 손을 꼭 잡고 헌혈 버스에 올랐다. 손 씨는 “살짝 떨렸지만 피가 흘러가는 걸 보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뭉클했다. 이제야 헌혈이 생명을 위한 약속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는 학생과 지역 주민이 즐겁게 헌혈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행사를 대축제 형태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날 헌혈증서를 기증한 참가자에게는 문화상품권과 밀양 보현연수원 숙박 할인권 등 경품을 제공했다. 행사장에는 뷰티코디네이션학과 학생들이 운영하는 타투·네일아트 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문정현 대외협력팀장은 “헌혈을 기다리는 동안 심리적 긴장감을 덜 수 있도록 구성했더니 축제 분위기가 한층 더 살아났다”고 말했다.

올해는 헌혈 축제의 전통을 기념하기 위해 ‘헌혈증서 1004장 기증식’도 열렸다. ‘천사(1004)’라는 숫자에 상징과 의미를 담아 대학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헌혈증서를 대한적십자사에 공식 전달했다. 김도현 학생복지지원팀장은 “대학 구성원들이 스스로 헌혈증서를 기증한 이번 행사는 생명 나눔의 진정한 뜻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보건대의 나눔 실천은 헌혈 축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11개 학과 학생들이 18개 봉사동아리를 구성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물리치료과의 ‘아름다운 사람들’ 동아리는 1999년 활동을 시작했으며, 최근까지 회원 280여 명이 1만5000시간 이상 봉사했다. 2009년에는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산청년봉사상을 수상했다.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사회복지과 동아리 ‘보아스’도 2010년 같은 상을 받은 바 있다.

행사를 총괄한 김영준 대구보건대 경영본부장(유아교육학과 교수)은 “헌혈 축제는 대학의 교육 철학인 사회의 공동 가치를 이해하고 봉사하는 창의적인 보건(保健) 인재 육성의 일환”이라며 “매년 봄마다 생명을 나누는 이 전통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우리 대학의 상징 행사”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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