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은행, 역외 원화결제 KB 낙점…'원화 국제화' 첫 관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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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국은행, 역외 원화결제 KB 낙점…'원화 국제화' 첫 관문 열었다

중앙 인프라-민간 운영 ‘역할 분리형’ 첫 도입
해외서도 원화 직접 결제…거래 리스크·비용 구조 개선 기대

[사진= 한국은행 제공][사진=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역외 원화결제시스템의 실제 운영 주체로 KB국민은행을 낙점했다. 중앙은행이 결제 인프라를 설계하고, 시중은행이 실제 결제를 수행하는 역할 분리형 모델이 처음 도입되면서 원화의 해외 활용 기반이 본격적으로 구축될 전망이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KB국민은행은 한국은행의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실행 주체로 선정돼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중앙 인프라와 민간 운영을 분리한 이원 구조로 설계됐다. 중앙 결제 시스템은 LG CNS가 구축하고, 실제 자금 결제와 해외 금융기관 연계는 KB국민은행이 맡는다. 한국은행이 정책과 시스템 설계를 담당하고 시중은행이 결제 실행을 담당하는 구조로, 국내에서는 처음 적용되는 방식이다.

특히 특정 은행을 역외 원화결제의 '허브'로 지정한 것은 해외 원화 거래의 관문을 사실상 단일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경우, 다른 금융기관의 참여 역시 해당 인프라를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원화는 대표적인 '내수용 통화'로 평가받았다. 해외 투자자가 원화를 사용하려면 국내 금융기관에 개설된 원화 계좌를 반드시 경유해야 했고, 시차로 인한 결제 지연과 거래 불이행 리스크, 추가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달러나 엔화처럼 해외에서 직접 결제되는 구조와는 차이가 있었다.

새 시스템은 이러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원화 거래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처리하는 '결제 허브' 형태로 구현해, 국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원화 결제를 더욱 직접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스템이 가동되면 해외 금융기관과 연계를 통해 원화 결제 흐름이 단순화되고, 거래와 정산 간 시간 간극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결제 리스크 역시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업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실시간 결제와 표준화된 메시지 체계 전환이 가속하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원화가 국내 중심 결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섰다는 평가다.

기술적으로는 대외 결제망과 내부 계정계·정보계를 연결하는 허브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배치 처리와 실시간 거래를 병행해 처리 효율을 높인다. 네트워크 이중화와 재해복구(DR) 체계도 함께 구축해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암호화, 파일 전송, 배치 스케줄링 기능을 결합해 해외 기관과 데이터 교환과 정산 처리 체계를 구현한다.

향후 역외 원화 거래가 확대될 경우, 국내 은행의 글로벌 결제 시장 내 역할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앙 인프라는 IT 기업이, 실제 결제는 은행이 맡는 구조가 명확해졌다”며 “원화의 해외 활용도를 높이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도입 전후 비교. - [자료= 금융권 취합]역외 원화결제시스템 도입 전후 비교. - [자료= 금융권 취합]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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