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품귀대란' 실버바 돌아왔다…은행권 속속 판매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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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이 반년 만에 실버바 판매를 재개했다. 가격 폭등으로 올해 초까지 품귀 현상을 빚던 은 공급이 원활해진 영향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금 대체재로 각광받는 은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신한·농협 시작으로 은 판매 확대

[단독] '품귀대란' 실버바 돌아왔다…은행권 속속 판매 재개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실버바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시중은행이 공급난을 이유로 실버바 판매를 중단한 지 6개월 만이다. 신한은행은 1㎏과 100g짜리 실버바를, 농협은 1㎏ 중량의 실버바를 판매한다. 이날 오후 4시까지 두 은행에서 판매된 실버바 중량은 총 46㎏이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억1500만원이다.

하나은행은 다음달 중순께 실버바 판매 대열에 처음 합류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실버바를 찾는 고객 문의가 끊이지 않아 오랜 고민 끝에 실버바를 팔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실버바 영업을 중단한 국민·우리은행은 7월부터 판매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과 제주은행도 각각 다음달과 7월 중 실버바를 공급하기 위해 한국금거래소와 협의 중이다.

실버바는 지난해 10월 말 시중은행 창구에서 자취를 감췄다. 국제 은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 투자 수요가 폭증해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 전쟁까지 이어져 안전자산인 금값이 최고치를 찍자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은으로 자금이 몰린 여파도 있었다.

하지만 올 들어 은 가격이 조정받자 관망세가 커지면서 은 공급 부족이 풀리기 시작했다. 실버바 제조 업체들이 생산 효율을 높인 것도 은 공급을 늘리는 요인이 됐다. 국내 은행권에서 구할 수 있는 실버바는 한국금거래소, 삼성금거래소 등을 통해 공급된다. 실버바는 작은 알갱이 형태의 원자재인 그래뉼을 녹여 가공 라인을 거쳐 바 형태로 제작된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원재료를 수입해도 국내 정제·가공 라인이 작년 10월부터 폭증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현장에 풀리기까지 다소 시차가 발생했다”며 “최근 은 생산 라인이 늘면서 가공 속도가 빨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버바 투자 몰리며 판매액 급증

국제 은 시세는 올해 초까지 폭등하다 2월 이후 조정받고 있다. 지난해 1월 트로이온스당 30달러 수준이던 국제 은값은 같은 해 7월 40달러를 넘긴 데 이어 12월에 6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올 1월에는 트로이온스당 12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3월에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케빈 워시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가 차기 Fed 의장에 지명된 이른바 ‘워시 쇼크’ 여파로 6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이달 들어선 80달러 안팎을 오가고 있다. 가격이 큰 폭으로 빠지긴 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2배 이상 뛰어오른 수준이다.

가격은 급등락하고 있지만 은 투자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의 지난해 실버바 판매액은 30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판매액(약 8억원)의 38배에 달한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더해 소액으로도 매입이 가능해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빠르게 끌어들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은 안전자산에 속하면서도 첨단 산업용 수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판매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은 가격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만큼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신산업 수요와 경기 변동에 따른 부침이 동시에 작용해 가격 변동성이 금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풀리면 국제 유가 급등 국면에서 동반 하락한 금·은 등 원자재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며 “2분기에 귀금속 투자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은 가격 변동성이 가장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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