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차단에 막대한 비용 쓰지만
내부 보안은 ‘사후보고’ 머물러
고객정보 무단 열람 즉각 차단 어려워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외부 해킹 차단엔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면서 정작 내부 직원의 내부 정보 오남용을 막는 체계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이 고객정보를 조회하면 접속 기록은 남지만 사전 예방과 실시간 차단은 어렵고, 대응 역시 월말·분기말 단위 소명 중심 늑장 처리에 그치며 내부자 리스크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내 카드사 8곳(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으로부터 제출받은 내부 보안 체계 현황에 따르면, 이들의 보안 관리는 외부 해킹·전산 침입 방어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내부자 정보 오남용 감시’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8개 카드사의 내부 보안 관리 체계를 살펴보니 ‘사후 점검 중심’, ‘형식적 모니터링’, ‘실시간 통제 부재’라는 문제가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내부 보안 관리가 ‘직원이 조회 → 로그 남김 → 월말 혹은 분기말 사유 점검’의 구조로 이뤄져 있어, 내부 직원의 고객정보 오남용은 기록은 남기되 실시간 차단은 어려운 사후 보고용 체계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이에 내부 통제 체계가 예방보다 월별 점검·사후 소명에 치우쳐 있다 보니 고객정보 무단 열람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차단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Fraud Detection System) 고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이상 접근·유출을 즉각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한다”며 “외부 해킹은 권한이 없는 자가 보안망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일부 방어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이미 권한을 가진 내부자가 부정한 의도로 내부 정보를 오남용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내부 보안 사고로 이어져…“내·외부 양방향 관리 강화 시급”
이러한 보안 구멍은 실제 내부 정보 오남용 사례를 낳기도 했다. 지난해 말 신한카드 내부 직원이 약 19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해당 직원은 신규 가맹점이 입점했을 때 가맹점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카드 영업을 하기 위해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업계는 아직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ZTA) 역량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ZTA는 신뢰 영역으로 간주되는 조직 내부 네트워크를 비롯한 모든 자원 또는 데이터에 접근할 때 강한 인증, 정교한 접근 통제를 하는 보안 원칙이다.
유진호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정보시스템·보안 전공)는 “외부 침투보다 내부에서의 정보 오남용 및 유출에 의한 사고의 범위와 강도가 더 세다”면서 “효율성 있는 보안 구축을 위해선 내·외부 양방향의 관리가 이뤄져야 하지만 외부 해킹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과 경계가 더 커서 한쪽으로 관리가 치우져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자에게 최소 권한만 부여하고, 다중인증(MFA)을 강화하는 등 ZTA 강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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