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한학자 등 기소했지만
경찰 비위 의혹은 해소 안돼
‘경찰-정치권 유착’ 규명 나서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 해병)이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을 수사 중인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20일 오전 경찰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이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간부진이 600억원 규모의 해외 원정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했음에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정치권에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이다.
앞서 김건희특검은 경찰 첩보를 주고받은 혐의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한 총재 등 통일교 관계자들에 대해서만 기소를 했을 뿐, 경찰 관련 비위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종합특검은 이 부분을 파헤쳐 진상 규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종합특검팀은 이날 오전 경찰청, 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통일교 해외 원정도박 사건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 중이다. 이 사건은 경찰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만큼 특검팀 내 경찰 파견 인력은 수사에 배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 원정 도박 의혹은 2022년 6월께 춘천경찰서 첩보에서 시작됐다. 당시 경찰은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간부들이 2012~2021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수백회에 걸쳐 약 600억원 규모의 도박을 했고, 그 과정에서 재단 및 그룹 돈을 횡령·환치기한 정황이 있다는 내용을 첩보로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다.
이 첩보는 보고서 최상위 등급인 ‘별보’를 부여받기도 했다. 통일교 간부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경찰 범죄첩보분석시스템(CIAS)에 사건을 등록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정식 사건으로 배당되지 않고 사실상 암장됐다. 춘천경찰서 내사 또한 별다른 진척 없이 중단됐다. 나아가 통일교 측은 첩보 내용을 미리 입수해 수사에 대비하고 증거 인멸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은 2022년 10월 3일 권성동 의원으로부터 ‘한학자 총재님이 카지노 하시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했다는 혐의로 외국환거래법 등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통일교에 대한 압수수색이 나올 수 있다’ 같은 내밀한 사건 정보를 전화로 제공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에 그와 한 총재,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은 압수수색에 사전 대비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권 의원의 1심 판결문에 이같은 정황을 토대로 “(권 의원이) 윤영호에게 통일교 수뇌부의 해외 원정 도박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알려주기까지 했다”며 수사기밀 유출 정황을 인정했다.
당시 윤 전 본부장이 수첩에 ‘권성동대화: 라스자금’이라고 적었고, 다음날 정 비서실장도 다이어리에 ‘경찰청에 제보. 카지노. 외환관리법. 상습도박. 자금 출처 2013, 2014. 압수수색(본부) 2012년 전~’이라고 상세하게 메모한 것이 증거가 됐다.
그럼에도 정작 경찰이 이같은 첩보를 어떻게 유출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건희특검은 윤 전 본부장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했지만, 법원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공소기각했다. 기밀을 중간에서 전달한 권 의원만 유죄를 받았을 뿐이다.
종합특검팀은 경찰의 수사 기밀이 어떤 경위로 유출됐는지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원경찰 측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첩보를 생산한 주체는 춘천경찰서가 맞지만, 수사 개시를 결정할 권한은 본청에 있다”면서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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