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포함해 220여개 업체가 가입한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노사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협회 살림을 총괄하는 상근부회장과 노동조합의 갈등이 날이 갈수록 악화하는 분위기다. 노조가 상근부회장을 근로기준법 상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자, 사측은 관련자들을 대기발령하는 등 사태가 고조되고 있다.
1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노조 핵심 간부 등 3명은 지난달 25일 보직 해임 및 대기발령 조치를 당했다. 사측은 이들에게 "계약 및 채용과 관련해 중대한 비리 사항을 발견해 형사 고발 조치했고, 추가 비위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대기발령 조치를 하게 됐다"고 통보했다. 근로자들은 사측의 이런 조치에 대해 명백한 보복성 인사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 대기발령이 난 이들은 작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주도하고, 사측의 직원 형사 고발 결정에 반발했던 인물들이다. 노조는 승진 심사의 취업규칙 명문화와 물가 상승을 반영한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지 않으면서 교섭은 결렬됐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협회 창립 27년 만에 최초로 전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협회 업무 중단으로 인한 회원사들의 피해 등을 고려해 12일 만에 파업을 멈췄지만 문제는 더욱 심화했다. 사측이 쟁의 행위 과정에서 문제가 된 직원을 형사 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노조는 박태성 협회 상근부회장이 직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쟁위행위에 참여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놨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주장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형사적으로 (조치를) 해 가지고 되면은 결론은 벌금형"이라며 "여러분 거기는 빨간 줄이고, 다른 회사 취직도 못 한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의 노조 활동을 통해서 뭘 얻는다는 건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젊은 사람들 인생에 마이너스가 되도록 피 묻히는 일이 없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조 탈퇴를 종요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건 노동조합법 위반 소지가 있다.
박 부회장의 발언 등이 공론화하면서 산업통상부는 지난 1월 산하 비영리기관인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특정감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안팎에선 산업부 OB인 박 회장을 징계를 산업부가 주저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박 부회장은 산업부에서 산업정책관(국장급)과 무역투자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봐주기 감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협회에서 감사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고, 5월에 재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2023년 3월 상근부회장에 취임했고, 지난 3월 5일자로 3년 임기가 끝났다. 하지만 차기 부회장 선임이 이뤄지지 않으며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협회 이사회는 차기 부회장을 선임하는 정식 절차를 아직 밟지 않고 있다. 협회 정관상 차기 부회장이 취임할 때까지 전임자가 업무가 연장되는 구조다.
노조는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박 부회장을 신고했지만, 아직 처분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산업부 감사와 노동청 조사가 길어지는 사이 노조원들은 보복 인사 조치를 당하는 등 사측의 위협에 계속해서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대기발령은 노조 활동 등과는 관련이 없다"며 "문제가 있는 직원들에게 인사 조치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본지는 박 부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연결을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1 week ago
16








![[MK시그널] 로보티즈, 美 빅테크에 로봇 손 부품 공급 및 피지컬AI 수혜주 등에 주가 상승세, MK시그널 추천 후 상승률 12.83% 기록](https://pimg.mk.co.kr/news/cms/202603/20/news-p.v1.20260320.5ea8839301ed4284a9cb365ffae9579b_R.pn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