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급전 창구’로 불리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을 통한 대출길이 막힐 위기에 처했다. 금융당국이 권고한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를 카드사가 이미 초과했기 때문이다. 상반기까지 카드사가 카드론 공급을 조일 가능성이 커지며 저신용자가 카드사 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목표치는 지난해 절반 수준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국내 카드사에 올해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을 전년 말 대비 1~1.5% 수준으로 관리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지난해 카드사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3~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카드사들은 이 기준에 맞춰 월별 대출 관리 계획을 제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에 카드론이 대출 우회로가 되고 있다”며 “올해는 증가세를 확실히 멈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 카드사 증가율 평균치를 전체 금융권 목표치(1.5%)보다 낮게 반영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국내 카드사의 대출 규모가 연간 목표치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 3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994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42조3292억원)과 비교하면 1.6%(6650억원) 증가했다. 현금서비스도 같은 기간 6조1730억원에서 6조2880억원으로 1.9%(1150억원) 늘어났다. 올 1분기 기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총잔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6%로 이미 연간 목표치를 웃돌았다.
카드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오는 6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맞추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일각에서는 카드론 등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 요구에 맞추려면 대출 공급을 사실상 중단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대출 규제로 유동성이 줄면 여러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끌어 쓰던 중·저신용자가 급전을 구할 곳을 잃고 그 여파로 연체율이 급등할 수 있다”고 했다.
◇중금리 대출 열어둔다지만
금융당국은 카드론 공급을 일률적으로 조이는 대신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를 비롯한 2금융권이 취급하는 중금리 대출 일부를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해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 여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카드사의 중금리 대출에 대한 총량 관리 제외 비율을 기존 20%에서 40%로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중금리 대출에 일부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도 저신용자 타격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에서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은 고신용자의 카드론 이용이 늘어난 만큼 중금리 대출에서도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급전이 절실한 저신용자는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 경기 둔화에 따른 연체 부담과 함께 대출 총량 규제까지 겹쳐 사면초가에 몰렸다고 호소했다. 대출은 조이고 수익성은 낮아지는 구조가 이어져 카드사의 영업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론은 주택담보대출처럼 집값 상승과 직접 연결된 대출이 아닌 데다 저신용자가 주로 급할 때 이용한다”며 “포용금융 확대 차원에서 더 정교한 규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현/조미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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