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이승원은 2023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에서 브론즈볼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올해 김천에서 다시 잠재력을 꽃피우고 있다. 그는 “U-20 월드컵 브론즈볼 타이틀은 이젠 부담이 아닌 동기부여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0세 이하(U-20) 월드컵 브론즈볼 타이틀은 부담이 아닌 동기부여다.”
김천 상무의 미드필더 이승원(22)이 다시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그는 2023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에서 브론즈볼을 수상하며 주목받았지만 프로무대에선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지난해 군국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그는 올 시즌 김천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승원은 올해 K리그1에서 김천이 치른 9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넓은 시야와 킥 능력을 앞세워 팀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 가담과 활동량도 많이 보완됐다.
이승원은 지금 기회를 성장의 발판으로 여긴다. 2023년 프로 데뷔한 그는 성장통을 겪었던 지난해까지의 부침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이승원은 “2023년 U-20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덕분에 그해 강원FC에서 14경기나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K리그의 경기 템포를 따라가기 어려웠고, 수비력도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난해 입대 후에도 순위가 결정된 막판에나 8경기(1골)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초반부터 기회를 잡은 덕분에 축구 인생에 다시 앞이 보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에겐 군 입대가 전환점이 됐다. 김천은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 강원 시절보다 훈련량을 늘렸다. 몸 상태가 나아지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이는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이승원은 “올해 10월 26일에 전역한다. 내년부터는 U-22 자원이 아니라 지금 최대한 성장해야 강원에 돌아간 뒤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분발을 다짐했다.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U-20 월드컵 브론즈볼 타이틀도 부담이 아닌 동기부여로 바꿨다. 부담을 내려놓고 프로무대 안착과 성장 등 눈앞의 과제에 집중하면 더 큰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이승원은 “팬들이 ‘U-20 월드컵 브론즈볼 수상자가 왜 저 정도밖에 못하냐’고 손가락질하는 것 같아 스트레스가 많았다. 브론즈볼은 내가 더 책임감을 느끼고 뛰어야 하는 상징”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지난달 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U-22 대표팀에 다녀왔다. 학창 시절 눈에 띄지 않았던 친구들이 급성장해 태극마크를 단 모습을 보고 큰 자극을 받았다. 나도 이들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