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전면 공습으로 큰 타격을 입은 이란이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게 상호 공격 중단 및 핵 협상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 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 조건으로 핵 협상을 다시 이어 나갈 생각이 있다고 사우디 등 걸프국 당국자들에게 전했다. 지난 15일 미국과 이란은 오만에서 6차 핵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무산된 바 있다.
또한 이란은 이스라엘에 더 이상의 무력 공습을 자제하는 것이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현재 이스라엘이 이란 영공에 자유롭게 전투기를 보낼 수 있을 만큼의 제공권을 장악한 가운데, 더 이상의 소모전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이란이 외교적 해결책을 찾은 것이라고 WSJ는 진단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더 파괴하여 정권을 약화시키기 전까지 무력 공습을 중단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란 측 판단의 전제는 이스라엘의 후속 공격을 미국이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지하 핵시설 공격에 미국이 첨단 장비를 지원한다면, 이란으로선 큰 타격이 예상되므로 미국과의 협상 재개 조건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은 미국과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경우 핵프로그램을 가속하고 확전 가능성이 있다고 아랍 당국자들에게 밝혔다.
한편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공방에 대해 “이란은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지 않다고 말하겠다”며 “그들은 너무 늦기 전에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