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에
국내 증시도 롤러코스터 장세
한 달간 코스피 사이드카 9번
전황따라 전략 짜는 동학개미
프리마켓 거래액 석달새 4배 ↑
삼전닉스 등 핵심 종목에 집중
중동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출퇴근길 거래가 급증했다. 중동 정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가 수시로 출렁이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도 사이드카(프로그램 호가 일시 효력 정지) 발동이 잇따르자 장 시작 전후에 신속히 대응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2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이란 전쟁이 발발한 후 지난 3월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27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프리마켓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4630억원 수준이었으나 불과 석 달 만에 4배 넘게 불어났다.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 일평균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1조756억원에서 4조9814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월과 비교해도 3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23.19%, 29.94% 늘었다. 프리·애프터마켓 전체 거래량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일평균 2조5386억원에서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일평균 8조9312억원, 발발 후인 지난달 11조2613억원으로 폭증하고 있다.
특히 거래 가능 종목 수가 줄었음에도 거래대금이 커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 2월 프리·애프터마켓 일평균 거래 종목은 665개였으나 3월에는 프리마켓 644개, 애프터마켓 646개로 20개가량 감소했다. 종목 수가 줄었는데도 자금이 더 몰렸다는 것은 변동성이 큰 핵심 종목을 중심으로 매매가 집중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넥스트레이드 정규시장과 한국거래소 본시장의 거래대금은 전쟁 발발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정규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2월 14조229억원에서 3월 13조8988억원으로 1000억원 넘게 줄었고 이달 1일에는 11조원대까지 내려왔다. 한국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도 2월 46조861억원에서 3월 43조854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달 1일 하루 거래대금은 40조1466억원에 그쳤다.
국내 증시가 하루에도 수백 포인트씩 흔들리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면서 시장 안정장치 발동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9차례, 코스닥시장에서는 6차례 발효됐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불거졌던 지난해 양 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가 5차례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변동성의 강도가 훨씬 크다는 뜻이다. 2024년 발동 건수는 4차례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2024년 블랙먼데이 당시 주로 행사됐던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도 올해 코스피에서 두 차례나 작동했다.
정규장 시작 직전과 마감 직후에 미국과 이란에서 전황 관련 뉴스가 쏟아지면서 개인들의 대응도 그만큼 기민해지는 모습이다. 정규장 개장을 기다리지 않고 프리·애프터마켓에서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글로벌 수급과 미국 증시 흐름에 민감한 대형주에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어 장외 시간대 거래 수요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주도주들이 미국 시장 상황에 연동되고 있어 당분간 프리·애프터마켓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증시뿐 아니라 외환시장에서도 역외 거래가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이 유동성 분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지만 오히려 최근처럼 변동성 대응 수요가 뚜렷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거래시간 확대가 오히려 개인투자자의 현실적 수요에 부합하는 정책이라는 평가도 힘을 얻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증시를 향한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의 거래대금과 유동성이 과거에 비해 급증했다”며 “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을 늘리더라도 투자자의 거래비용 증가 등 부작용은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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