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재팬 운동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명동에서 철수했던 유니클로가 다시 돌아왔다. 불매 운동을 극복한 데다 가성비 SPA(직조직매형의류)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어난 영향이다.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앞세워 경쟁이 치열한 명동 상권과 국내 SPA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명동에 국내 최대 규모 매장 연 유니클로
유니클로는 19일 서울 중구 ‘유니클로 명동점’ 개점을 사흘 앞두고 언론 대상 미디어 투어를 진행했다. 신규 매장은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들어섰다. 전체 면적 약 3255㎡ (약 1000평)로 국내 유니클로 매장 가운데 최대 규모로 조성됐다.
매장은 지상 3개 층으로 구성됐으며 각 층에는 상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경험을 강화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쇼핑 편의를 돕는 서비스가 곳곳에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1층에는 여성·남성 의류 라인업이 전면에 배치됐다. 로저 페더러, 엠마 라두카누 등 글로벌 스포츠 스타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이는 스포츠웨어 공간도 마련됐다. 매장 안쪽에는 티셔츠에 다양한 디자인을 조합해 ‘나만의 티셔츠’를 만들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UTme!(유티미)’ 공간도 들어섰다. 이 서비스는 명동점을 포함해 전국 주요 상권 6개 매장에서만 운영된다.
2층은 여성 라인업을 비롯해 키즈·베이비 상품군으로 채워졌다. 특히 여성 이너웨어 코너에는 전용 피팅룸 2개를 별도 배치해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3층은 남성 의류 중심으로, 의류 수선과 자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도 마련됐다. 옷을 오래 입어 제품 수명을 연장하자는 브랜드의 철학을 반영한 서비스다.
쇼핑 편의성도 강화했다. 층마다 계산대와 피팅룸을 배치했으며 곳곳에 안내판과 디지털 미디어 사이니지를 설치, 고객들이 직관적으로 쇼핑을 즐길 수 있게끔 했다.
2년 연속 매출 '1조'…명동서 SPA 주도권 굳힌다
유니클로가 명동 거리에 다시 깃발을 꽂은 건 약 5년 만이다. 회사는 2011년 명동 쇼핑거리 초입인 명동역 6번 출구 앞에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을 열었다. 브랜드 대표 매장으로 운영해왔지만 2019년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한 데 이어 코로나19까지 악재가 겹쳐 2021년 문을 닫았다. 당시 유니클로의 국내 사업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급감하고 약 1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는 등 국내 시장 진출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불매운동 여파가 사그라들면서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실제 지난해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은 1조3524억원으로 2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81.6% 증가한 2704억원을 기록하며 불매운동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된 데다가 명동 상권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유니클로가 다시 핵심 상권 공략에 나선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명동은 국내 최대 상권이자 관광객과 내국인 수요가 모두 집중되는 대표적인지역”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상권 회복세가 뚜렷해진 만큼 고객과 접점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명동에 다시 매장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합리적 가격대의 SPA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진 점도 명동 복귀에 확신을 더했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올 1분기 유니클로의 카드 결제액 추정치는 약 2773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1674억원) 대비 약 65.7% 증가했다.
유니클로가 돌아온 명동은 '격전지'가 됐다. 유니클로 명동점 인근 약 100m 거리에는 이랜드월드의 SPA브랜드 스파오가 자리하고 있다. 명동파출소 방면으로는 탑텐, 최근 문을 연 무신사 스토어도 있다. 경쟁이 치열한 상권에서 유니클로는 ‘브랜드 경험’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유니클로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내세워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국내 SPA 시장 내 주도권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회사 관계자는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스포츠 앰배서더 협업, UT 서비스 등 유니클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담았다”며 “이 같은 차별화를 바탕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매장 출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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