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원화값, 남미보다 더 흔들렸다…일평균 변동성 세계 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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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원화값, 남미보다 더 흔들렸다…일평균 변동성 세계 6위

입력 : 2026.03.03 19:26

올들어 日평균 7.4원 널뛰기
세계서 6번째로 변동성 높아
태국·브라질보다 취약해
중동리스크에 1500원대 전망도
“韓경제 체력 강화해야”

달러화. 연합뉴스

달러화. 연합뉴스

올 들어 대한민국 원화가 고물가와 경제 불안을 겪는 남미나 동남아시아 신흥국 통화보다 더 크게 출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당 원화값의 일일 변동성이 과거 글로벌 경기 침체 및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 당시와 맞먹는 수준까지 치솟은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터지면서 원화값이 1500원대까지 급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매일경제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은행의 연도별 대미 달러 기준 일별 환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2월 말까지 달러당 원화값의 일일 평균 변동폭은 7.41원, 변동률은 0.51%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원화값이 7원 이상 오르내렸다는 의미다. 이는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0.50%), 2011년 유럽 부채 위기(0.50%), 2016년 영국 브렉시트 쇼크(0.52%) 당시의 변동성에 육박하는 기록이다.

원화의 불안정성은 주요국 통화와 비교했을 때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올해 1~2월 원화의 변동성 순위는 전 세계 주요 42개 통화 중 여섯 번째로 높았다. 특히 원화는 아르헨티나 페소(0.46%), 멕시코 페소(0.42%), 브라질 헤알(0.41%), 태국 바트(0.41%), 필리핀 페소(0.21%)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거나 한국보다 경제 체력이 약한 남미와 동남아 일부 국가보다 더 변동성이 컸다.

변동의 빈도도 문제다. 지난해에는 하루 10원 이상 원화값이 흔들린 날이 전체의 16% 정도였으나 올해는 이 수치가 21%까지 올라갔다.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두된 지난해엔 원화값의 레인지(최고가와 최저가 차이) 자체는 넓게 형성됐지만, 하루 평균 변동폭이 6.03원으로 올해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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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원화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순수입국인 한국은 중동 지역에 에너지 수입의 70%를 의존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란 사태가 발발한 후 연휴가 끝나고 장이 처음 열린 3일 원화값은 하루에만 26.4원 급락해 1466.1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당 원화값의 일일 변동성이 확대된 건 이례적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에 따라 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는 1230억5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올 2월 수출도 전년 동기보다 29% 늘어난 674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미국 시장이 압도적으로 매력적이고 성장률이 높아 전 세계 달러 수요가 급증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을 높이고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해 자금 유출을 막는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간 유의미한 갈등 완화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원화값에 하방 압력이 예상된다”며 “달러인덱스가 함께 상승하는 경우엔 1500원대까지 하락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이 보다 강력한 액션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변동성이 임계치를 넘었을 때는 강력한 실물 개입을 포함해 당국이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해 외환 보유액을 늘리고,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환헤지가 확대되면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도 수요가 늘어나 원화 강세를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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