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억수·박지영 등 검사출신과
경찰 출신 장우성 등 6명 확정
김용현 추가기소 재판부 배당
23일에 구속 여부 다툼 예고
김건희특검 수사팀 진용 구축
법무부에 검사 28명 파견 요청
채해병특검 내주 본격수사 개시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12·3 비상계엄 수사를 맡은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특검보 6명을 임명하면서 내란 특검팀도 본격적인 수사 진용을 갖추게 됐다. 임명 엿새 만인 지난 1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기소하며 3대 특검 중 가장 먼저 수사에 착수한 조 특검은 지휘부 구성까지 마무리하면서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 핵심 인물들의 신병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장관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오는 23일 구속 여부 결정을 위한 심문기일을 열기로 결정하고 김 전 장관 측은 심문기일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조 특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특검보 6명의 명단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조 특검과 함께 수사를 이끌 특검보 6명은 박억수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 박지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29기), 이윤제 명지대 교수(29기), 김형수 법무법인 남산 변호사(30기), 박태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32기), 장우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34기)다. 경찰 출신인 장 특검보를 제외한 5명은 검사 출신이다. 조 특검은 "대한변호사협회 추천을 반영하고 수사 능력과 수사 관리 능력이 출중한 경찰 출신을 제청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임명 시한은 22일이었지만,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특검보 임명도 앞당겨졌다.
박억수·김형수 특검보는 변협 추천으로 임명됐다. 박억수 특검보는 대검찰청 공판송무과장, 전주지검 군산지청장, 광주고검 차장검사 직무대행, 대검 인권정책관 등을 지냈고 헌법재판소 파견 경력도 있다. 김형수 특검보는 대검 형사1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과 2부장, 전주지검·서울북부지검 차장,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등을 역임했다.
박태호 특검보는 법무부 검찰국, 대검 검찰연구관,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 등을 거쳤다. 이윤제 특검보는 법무부 법무실 검사로 일한 뒤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재인 정부 법무·검찰개혁위원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순직 해병 특검 후보로 추천한 인사이기도 하다. 장우성 특검보는 경북경찰청 형사과장, 서울 성북경찰서장, 경찰청 외사수사과장을 거쳤다. 공보를 담당할 박지영 특검보는 법무부 검찰국 검찰1과에서 근무한 첫 여성 검사 출신이다. 대검 피해자인권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대검 검찰개혁추진단 팀장, 서울고검 공판부장 등을 지냈다.
이에 앞서 조 특검은 지난 18일 김 전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며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김 전 장관이 26일 구속 만료로 석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였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을 기존 내란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아닌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항성진)에 배당했다. 법원은 "무작위 전산배당 방식으로 사건을 배당했다"고 설명했다. 조 특검은 사건의 신속한 병합을 요청하는 서면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형사합의34부는 구속영장 심문기일을 23일 오후 2시 30분으로 지정했다. 재구속 여부를 결정할 한 부장판사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구속 기간 만료가 임박한 점을 감안해 병합 여부보다 구속 여부를 우선 결정하기로 재판장들끼리 협의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장관 측은 "조 특검은 공소장만 접수하고 영장 발부 촉구는 다른 재판부에 제출했는데 형사34부가 영장 심문기일부터 잡은 것은 조 특검의 직권남용범죄에 형사34부가 공모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조 특검은 "형사34부에 배당된 이후 추가적으로 구속영장 발부 필요성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특검팀도 이날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민 특검은 "파견을 요청한 검사들이 오늘 출근해 근무 중"이라고 알렸다. 민 특검은 전날 법무부에 금융·선거 사건 수사 경험이 있는 부장검사 5명의 파견을 요청했다. 이 가운데 개인 사정으로 출근하지 못한 1명을 제외한 4명이 이날 특검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다. 민 특검은 이날 추가로 검사 28명의 파견도 요청했다. 파견이 확정되는 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순직 해병 외압 사건을 맡은 이명현 특검팀은 현재 대통령실의 특검보 임명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이 특검은 18일 특검보 후보자 8명을 추천했다. 이 대통령은 추천 3일 이내 특검보를 임명해야 한다. 이 특검은 내란·김건희 특검팀보다 준비 속도가 느리다는 취재진 질문에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민우 기자 / 김민소 기자 /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