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서민지 최훈길 기자] 국세청이 내년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국가 간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카프)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뿐만 아니라 토큰증권(STO)의 해외 거래까지 감시망을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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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세종2청사 국세청. (사진=뉴시스) |
30일 관가와 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역외탈세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국가 간 디지털자산 거래 정보를 매년 자동 교환하는 카프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부터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국가 간 정보 교환에 나선다.
특히 내년 2월 국내 STO 관련 법안 시행으로 STO 장외거래소 인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가상자산에 이어 STO 시장도 상세히 들여다볼 방침이다. 국제조세조정 법률과 재정경제부 고시에 따르면 카프의 대상 범위인 ‘암호화자산’은 ‘거래를 인증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암호화되어 안전하게 된 분산원장 또는 이와 유사한 기술에 기초하여 가치를 디지털 방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규정된다. STO 역시 범주에 포함돼 감시 사정권에 들어온 것이다.
STO가 기존 전통 금융자산을 토큰화한 상품인 만큼 기존 증권 관련 규정과 중첩 여부도 따져볼 예정이다. 기존에 우리나라는 외국과 금융 정보를 교환할 때 ‘CRS(금융계좌정보 자동교환협정)’에 따라 증권사 계좌 정보를 주고받아 왔다. STO를 증권으로만 볼 경우 기존 증권 시스템으로 보고하면 되지만 국세청이 STO를 암호화자산의 범주에 넣어 카프로 관리하게 되면 카프와 CRS에 모두 보고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STO를 카프 밖에 두면 자가보관·탈중화 거래에서 과세와 정보수집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STO는 기존 증권 규제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 카프에 단순 편입하면 보고 체계가 이중화될 수 있다”며 “STO를 카프에 무리해서 편입하기보다 CRS·증권 규제·가상자산 등 어느 규제 틀에서 볼 것인지를 정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카프에 편입되면 디지털자산사업자는 디지털자산의 교환·이전·소매결제(5만달러 초과 시) 거래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개인 이용자의 경우 이름, 주소, 거주 관활권, 납세자번호, 생년월일 등 기본 인적사항과 함께 연간 디지털자산별 거래 내역을 제출 대상에 포함한다. 정보 교환은 상호주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내 거래소가 국내 비거주자의 정보를 국세청에 보고하면 이를 해당국에 통보하고 반대로 해외 거래소가 보유한 한국 거주자의 거래 정보는 국세청이 넘겨받아 과세 자료로 활용하는 구조다.
다만 카프의 본격적인 이행을 앞두고 국제적인 쟁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카프 미이행 국가로 본사를 옮겨 의무를 회피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몰타, 케이만군도 등 조세 회피처로 본사 소재지를 옮기며 규제망을 벗어났던 사례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취지다.
디지털자산 최대 거래국 중 하나인 미국과 인도가 카프 협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카프는 국가 간 디지털자산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필수 절차로 평가되지만, 아직까지 카프 협정국은 한국·영국·독일·일본 등 56개국에 불과하다.
미국은 카프 협정에 2029년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다자간 협정인 CRS 대신 양자간 협정에 기반한 FATCA(미국 해외금융계좌 신고법)를 고수해온 만큼 카프 도입 시에도 국가별 양자 협정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 교수는 “세계 최대 자본시장인 미국이 카프에 늦게 참여할수록 국경 간 정보 교환의 공백과 불일치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이 보고를 강화하더라도 데이터가 부족한 만큼 카프의 목적 자체가 약화될 가능성도 상당하다”며 “다른 국가들이 먼저 기준을 구체화한다면 미국이 5년 뒤 합류하면서 상호 운용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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