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 전체가 적자일지 또는 일부 보험사만 적자를 보일지 내년 중순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앞서 일각에서는 손해율 악화로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보험은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인해 3200여대가 침수하고 손해액 300억원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악화한 것으로 본다. 업계는 일부 대형 손보사는 오히려 흑자가 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형 손보사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실손보험 개혁으로 보험료 조정을 앞둔 만큼 자동차보험료까지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또 최근 비상계엄 선포·해제로 주요 일정들이 밀리면서 자동차보험료 조정은 뒷순위로 밀릴 것으로 예측한다. 보통 보험료 조정은 보험사가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요율검증 요청을 한 뒤 논의를 거쳐 2~3월께 보험료에 반영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조정은 내년 1월께 올 한 해의 손해율을 바탕으로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다만 현재 분위기에서 보험료를 인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대형 7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2%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2%와 비교하면 2.8% 포인트 올랐다. 또 지난달까지 상위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5%로 전년 동기 78.6% 대비 2.9% 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지출 비율을 말한다. 업계는 손해율의 손익분기점을 80%로 보는데 이를 넘기면 마케팅 및 부대 비용 지출로 사실상 적자인 것으로 본다.
더욱이 업계가 금융소비자 상생을 위해 지난 2년간 자동차보험료를 내린 만큼 추가적인 인하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업계는 늘어나는 주행량 대비 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3년 무사고를 유지하면 안전 운전자로 보험료를 할인해 주거나 티맵(TAMP) 안전 운전 점수가 95점 이상인 운전자는 보험료 할인율 확대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사실 이달부터 슬슬 논의가 시작돼야 하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상황상 난감한 부분이다”며 “이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까지 확정돼야 보험료 조정의 명분이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