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이 2부 리그로 떨어진다고?”...코스닥 1·2부제, 핵심은 퇴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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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식이 2부 리그로 떨어진다고?”...코스닥 1·2부제, 핵심은 퇴출 속도

업데이트 : 2026.03.24 11:12 닫기

신한투자증권 분석
대표지수·ETF 도입 유사
“관리군·상폐 실효성 시장 신뢰 좌우”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상반기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인 코스닥 1·2부제의 성패는 부실기업을 얼마나 신속히 걸러내고 퇴출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스닥의 ‘우량 기술주 시장’ 정체성을 되살리려면 프리미엄과 스탠더드를 가르는 기준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동시에 관리군 운영과 상장폐지 제도의 실효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대통령 주재 자본시장 4대 개혁 방안 간담회에서 코스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으로 나누는 승강제 도입 구상을 공식화했다. 정부는 초기 성장기업부터 성숙기업까지 한 시장에 혼재된 현재 구조로는 코스닥의 ‘우량 기술주 시장’ 이라는 본연의 색깔이 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재무·지배구조 등 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프리미엄 세그먼트로, 일반 스케일업 기업은 스탠더드로, 상장폐지 우려 기업이나 거래 위험 기업은 관리군으로 분리해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23일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이번 코스닥 1·2부제 구상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JPX)의 시장 재편과 유사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일본 JPX는 2022년 4월 기존 1부·2부·자스닥·마더스 체계를 프라임·스탠더드·그로스 3개 시장으로 재편했다. 당시에도 시장별 성격이 불분명하고 기업 특성에 맞는 분류가 이뤄지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개편의 배경이었다. 한국 역시 코스닥 대표 종목들이 코스피 이전을 모색하고, 한 시장 안에 성장 단계와 성격이 다른 기업들이 뒤섞여 있다는 점에서 일본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가 프리미엄 세그먼트 대표지수와 ETF 도입을 추진하는 점도 일본 사례와 닮아 있다. 일본은 시장 개편 이후 2023년 7월 프라임 시장 내 대표기업 150개로 구성한 ‘JPX Prime 150 Index’를 도입했다. 이 지수는 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선도 기업을 가시화해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중장기 투자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시가총액 상위 기업 가운데 자본수익성과 시장 평가를 반영해 종목을 추려낸 것이 특징이다. 한국 역시 코스닥 승강제와 함께 프리미엄 세그먼트 내 대표기업 지수와 ETF를 통해 기관 자금이 벤치마크로 활용할 수 있는 투자 기반을 넓히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다만 제도의 성패가 단순히 1부 시장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과 스탠더드를 구분하는 기준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이 지나치게 낮으면 1부 시장의 정체성이 희석되고, 반대로 너무 높으면 일부 기업만의 리그로 전락해 경쟁 촉진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시가총액이나 수익성보다 지배구조와 공시 신뢰성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편입된 기업에서 거버넌스 악재가 반복되면 개별 종목을 넘어 제도 자체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요한 변수로 관리군 운영과 상장폐지 제도의 실효성을 꼽았다. JPX는 시장 재편 뒤 2023년 1월 상장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 대한 경과조치 종료 발표와 적용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신규 상장은 줄어든 반면 상장폐지는 증가하며 역전 현상이 나타났고 저PBR 기업 비중도 감소하는 등 질적 개선이 관측됐다는 설명이다.

결국 시장 분리만으로는 질적 개선이 완성되지 않고, 기준 미달 기업을 실제로 걸러내는 퇴출 규율이 작동해야 제도 효과가 난다는 의미다. 한국 역시 코스닥 1·2부제가 성공하려면 상장폐지 요건 강화, 관리군 운영, 상장폐지 이후 K-OTC 등 비상장 거래 지원이 함께 맞물려 무엇보다 시장 신뢰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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