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런 공연의 대명사 '빨래'
내년 3월까지 대학로 공연
'빙굴빙굴 빨래방'도 인기
마음 녹여주는 위로 가득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빨래를 주제로 한 뮤지컬 '빨래'와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 공연 중이다. 빨래를 통해 더러운 상처를 깨끗이 씻고, 빨래방에서 이웃들과 소통하는 무대가 펼쳐진다. 두 뮤지컬 모두 가슴 따듯한 이웃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뮤지컬 '빨래'는 2005년 초연 이후 꾸준하게 6000회 이상 공연되며 '뮤지컬 입문 작품'으로 성장했다.
이 작품은 인생을 빨래에 비유했다. 남의 빨래를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서로의 빨래물을 보는 이웃은 인생을 공유한다. 나영은 빨래를 널러 올라간 옥상에서 이웃집 청년 솔롱고를 만난다. 몽골 총각 솔롱고는 불법체류자 신분이라는 약점 때문에 공장에서 열심히 일해도 돈을 자꾸 떼인다. 강릉 출신 나영이는 서점에서 일하는데 선배의 부당 해고에 항의했다가 해고당할 위기에 처한다. 둘은 서울살이 5년 차다. 나영이가 살고 있는 집의 주인 욕쟁이 할매는 마흔 살 먹은 하반신 마비 딸의 똥기저귀를 빤다. 이들은 슬플 때 빨래를 하며 슬픔을 이긴다. 뮤지컬 '빨래'는 내년 3월 2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인터파크 유니플렉스에서 공연한다.
뮤지컬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연남동을 배경으로 하며 등장인물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지난 6월 초연된 이 뮤지컬은 동명의 원작 소설(김지윤 지음)을 바탕으로 했다. 등장인물은 아들인 대주를 걱정하고 아끼는 장영감, 성형외과 의사이자 기러기 아빠 대주, 드라마 보조작가로 힘든 일상을 버티는 여름 등이다. 이 작품에서 빨래방은 만남의 장소이자 상담소이자 동시에 쉼터가 되어준다. 저마다의 고민으로 축축했던 마음이 빨래방에서 뽀송뽀송해진다. 12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소극장 후암씨어터.
[박윤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