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테디베어”…獨성탄마켓 테러 희생 어린이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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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데지레 글라이스너 페이스북

사진 출처 데지레 글라이스너 페이스북

“나의 작은 테디베어야, 네가 아주 그리울 거야.”

20일(현지 시간)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성탄마켓 행사장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로 숨진 9세 어린이 안드레 글라이스너 군(사진)의 어머니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들을 잃은 비통함을 드러냈다.

어머니 데지레 씨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의 작은 테디베어야, 너는 언제나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을 거야”라며 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그는 “안드레는 아무도 해친 적이 없고, 우리와 9년밖에 함께 지내지 못했는데 왜…”라며 애통해했다.

이어 “너를 무척 그리워한 할머니, 할아버지와 천국에 있겠구나. 우리는 여기서 널 아주 그리워할 거야. 너는 언제나 우리 가슴 속에 살아있을 거야. 약속할게”라고 적었다.

테러가 발생한 마그데부르크에서 약 54km 떨어진 마을인 워레에 살던 안드레 군은 20일 성탄절을 앞두고 부모와 함께 성탄마켓 나들이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글라이스너 가족은 남부 바이에른주에서 지난해 이사와 지역 공동체 활동에 열심히 참석하며 이웃과도 활발히 교류했다.

안드레 군의 장래희망은 소방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워레 어린이 소방대에서 활동하며 꿈을 키웠다고 한다. 이 지역 소방관 안드레아스 클리비쉬는 “안드레는 친절하고 예의 바른 아이였고, 사람들에게 마음을 잘 내어주는 어린이 소방대원이었다”고 추모했다. 그는 끔찍한 비극을 겪은 글라이스너 가족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곁을 지키고 있다고 현지 매체 포커스에 전했다.

영국 BBC는 안드레의 가족을 위한 온라인 모금이 시작돼 22일 기준 6만 유로(약 9000만 원)가 넘게 모였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는 20일 오후 7시경 용의자인 탈렙 알 압둘모흐센(50)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성탄마켓을 400m 이상 고속 질주하면서 발생했다. 안드레 군을 비롯해 5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현장에서 체포된 압둘모흐센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나 강한 이슬람 혐오자로 알려졌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反)이슬람 성향을 드러내며 자신이 배교자라고 밝혔다. 2006년 독일로 건너왔고 2016년 영주권을 얻은 뒤, 마그데부르크에서 약 45km 떨어진 소도시 베른부르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해 왔다.

독일의 포용적 난민 정책에 불만이 컸던 그가 이민자 배척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는 극우 독일대안당(AfD) 지지자였다는 점이 알려지며 독일 내 정치적 혼란도 격화하고 있다. AfD는 테러를 세 결집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그데부르크에서는 21일 불법 이민자 추방을 요구하는 AfD 등 극우 세력의 집회가 열렸다. 독일은 내년 2월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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