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AI 반도체로 주목받는 2차원 반도체를 찾는 일을 사람 대신 자동화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권지민 전기전자공학부·AI시스템학과 교수 연구팀이 울산과학기술원, 국립한밭대, 한양대, 미국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캠퍼스와 공동 연구를 통해 광학 현미경 이미지만으로 2차원 반도체를 자동 선별하고, 트랜지스터 제작까지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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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연구진.(왼쪽부터)권지민 교수, 정학순 박사, 이용우 박사.(사진=KAIST) |
2차원 반도체는 원자 몇 개 층 두께에 불과한 초박막 반도체이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더 작고 전기를 적게 쓰는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어 ‘꿈의 반도체’로 불린다. 실리콘 반도체는 회로를 계속 작게 만들수록 전력 손실과 발열이 커지는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2차원 반도체는 이를 극복해 AI 반도체와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웨어러블 기기, 접거나 늘어나는 전자기기, 초소형 의료센서 등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용액공정으로 만든 2차원 반도체는 작은 반도체 조각의 위치와 크기, 두께가 모두 달라 연구자가 현미경으로 원하는 시료를 하나씩 찾아야 했다. 찾은 위치에 맞춰 전극을 직접 설계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수천 개 이상의 소자를 한꺼번에 분석하기도 어려웠다.
연구팀은 2차원 반도체 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을 이용했다. 현미경에서 보이는 RGB(적·녹·청) 밝기 값이 두께에 따라 달라지는 특성을 활용해 컴퓨터가 원하는 반도체를 자동으로 찾아내고, 전극까지 자동 설계하게 했다. 원자힘현미경(AFM)으로 검증한 결과, 3~8층의 미세한 두께 차이까지 정확히 구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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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로 생성한 연구이미지.(자료=KAIST) |
이를 통해 연구팀은 12만 개 이상의 반도체 조각 가운데 적합한 시료를 자동 선별해 1615개의 트랜지스터를 제작하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단순히 제작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경험에 의존하던 2차원 반도체 연구를 데이터 기반 연구로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더 많은 반도체를 더 빠르게 제작·분석해 성능이 뛰어난 소재를 찾고, AI가 새로운 반도체를 설계하는 연구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권지민 교수는 “연구자가 현미경으로 원하는 반도체를 직접 찾아야 했던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현미경 사진만으로 반도체의 전기적 성능을 예측하고, 더 우수한 차세대 반도체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 4월 3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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