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룬다티 로이 ‘작은 것들의 신’ 중
꿈과 생시는 이렇듯 서로를 넘나든다. 정말로 길몽에 효험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좋은 꿈은 적어도 우리에게 기대와 희망을 주니까. 그렇다면 간밤에 좋은 꿈에 들지 못하도록 훼방한 이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게 아주 허황된 일은 아닐 것이다. 현실을 넘어 꿈속의 노동을 촉발하는 이들에게, 사유지로서의 꿈을 침입하는 이들에게, 대가는 바라지도 않으니 평온한 꿈에 쉴 자유를 보장해 주기를.
소설 ‘작은 것들의 신’에서 주인공 암무는 금기된 현실의 사랑을 꿈에서나마 이룬다. 행복한 꿈을 꾸었다는 그녀에게 쌍둥이 아들 에스타가 묻는다. 질문을 받은 뒤로 암무는 꿈에서 느낀 사랑을 현실에서의 감정으로 받아들인다. 꿈에서 슬프면 나는 슬픈 게 되는가? 꿈에서 사랑하면 나는 사랑한 게 되는가? 당신도 꿈에서 그런 적 있다면 대답을 들려 달라.
조온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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