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거 키스톤 콤비'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김하성(31·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불의의 사고로 손가락을 다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무산됐다. 자연스럽게 김주원(24·NC 다이노스)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김하성과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부상으로 WBC 불참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빙판길에서 넘어져 오른손 중지 힘줄이 파열된 김하성은 애틀랜타에서 수술을 받았고 회복까지 4~5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맺은 송성문 또한 옆구리를 다쳐 일본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WBC 출전은 끝내 무산됐다.
송성문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나 그 자리엔 많은 선수들이 있다. 사이판 1차 캠프에 참가한 노시환(한화)과 김도영(KIA), 문보경(LG) 모두 대체가 가능한 자원들이다.
다만 유격수는 차이가 크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KBO리그 시절엔 타격에서도 폭발력을 보여줬던 김하성의 공백을 빈자리를 온전히 메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김주원의 어깨가 더 무겁다. 김주원은 이번 대표팀 캠프에서 유일한 유격수 자원이었다. 김혜성(LA 다저스)이 유격수를 맡을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김주원이 유격수로 김혜성과 호흡을 맞추는 게 가장 자연스러운 그림이다.

김주원은 사이판 캠프에서 류지현 감독의 칭찬을 한 몸에 받았다. 문현빈(한화)과 웨이트 트레이닝 파트너로 누구보다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류 감독은 "우리 애기들, (김)주원(NC)이하고 현빈이가 첫날부터 맨 마지막까지 남아 있더라. 그것도 인상적이었다"며 "누구 눈치를 보는 것도 아니고 본인들이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껴서 하는 것이다. 그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아직 김하성과 비교하기엔 부족함이 많지만 김주원도 지난해 커다란 성장세를 그렸다. 144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0.289 15홈런 65타점 98득점 44도루, 출루율 0.379, 장타율 0.451, OPS(출루율+장타율) 0.830으로 맹활약했고 생애 최초 골든글러브와 함께 KBO 수비상까지 석권했다.
김하성이라는 커다란 벽이 있었기에 김주원도 WBC 출전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다. 사이판 캠프에서 만난 그는 "WBC에 못 나가고 팀 캠프에 합류하면 아쉽고 허무할 것 같다"며 "대표팀은 잘해야 하는 자리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안 좋았기에 더 그런 게(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훈련 기간 내내 롤 모델인 김혜성을 따라다녔다. 김혜성이 내야 펑고에서 이동욱 코치에게 몇 개만 더 쳐달라며 나머지 공부를 자청하면 김주원도 같이 남아 똑같이 훈련량을 늘렸다. 이동욱 코치는 "괜히 혜성이 형 따라하지마"라며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김주원은 "혜성이 형은 너무 솔선수범해서 열심히 자기 운동을 해서 더 보고 배우게 되는 것 같다"며 "저도 뒤처지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여기에 있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김혜성바라기'의 면모를 나타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의 주역이었고 그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해 11월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특히 일본과 2차전에서 6-7로 끌려가던 9회말 2사에서 일본 최고의 불펜 투수 오타 타이세에를 상대로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날려 도쿄돔을 침묵에 빠뜨리기도 했다.
그만큼 경험치도 더 쌓였다. 김주원은 "KBO리그 투수들 공만 보다가 다른 나라 투수들을 보니 경험도 쌓이고 눈이 넓어지는 것 같다"며 "그냥 눈으로 보고 플레이를 배우고 제 걸로 만들곤 하는데 국제 대회까지 나가서 그런 걸 보다 보니까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돼 좋은 교과서가 되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하성의 이탈은 뼈아프지만 김주원에겐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WBC에서 상상하는 그림이 있다. "명단이 다 발표되진 않았지만 오타니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오면 오타니의 공이나 야마모토 선수, 이마나가 선수 등 많은 공을 경험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밤 사이판에서 4시간 여의 비행을 통해 귀국하는 김주원은 나흘 휴식 후 다시 미국으로 향한다. 무려 11시의 장시간 비행으로 로스앤젤레스 공항으로 향한 뒤 애리조나 투손으로 다시 국내선으로 이동한다. 거의 하루를 꼬박 걸려 부담스런 원정을 떠난다.
그럼에도 SSG 랜더스의 조병현, 노경은처럼 2군 캠프지에서 몸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그럼에도 김주원은 "선택지가 마산이나 대만이어서 거기를 갈 바에는 에리조나에 가는 게 훨씬 몸 만들기도 편하고 환경도 익숙하다"고 말했다.
WBC를 위해선 보다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 따뜻한 기후에서 부지런히 몸을 만들며 대한민국의 유격수 자리를 책임지기 위해 바쁜 겨울을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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