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개혁안 좌초 위기…나경원 "정당성 가진 지도부가 주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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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8 15:38 수정2025.06.18 15:38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의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의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5대 개혁안'을 띄우고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비민주적'이라며 작심 비판에 나섰다. 나 의원은 김용태 비대위가 아니라 선출된 당 지도부가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나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제부터인지 당의 모습이 비민주적이고, 때로는 폭력적이기까지 했다"며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개인 또는 소수가 당의 민주적 질서, 선출제도를 왜곡하기도 했고, 비대위라는 이름으로 본래의 역할과 기능을 넘어서 당의 근간을 흔들기도 했다"고 썼다.

이어 "개혁은 마땅히 필요하지만, 개혁의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고, 주체이며, 절차"라며 "그 개혁의 주체는 반드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권력, 특정 세력이 밀어붙이는 개혁은 또 다른 갈등과 분열만 낳을 뿐"이라며 "개혁은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개혁안을 발표하며 당원 여론조사 등을 강하게 주장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국민의힘 개혁은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지도부가 당심과 민심을 수렴해 책임 있게 진행해야 한다"며 "조속하고 정당성 있는 개혁을 위해서라도 조기 전당대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과거를 끊임없이 들추고 헤집는 것은 해당 행위와 다름없다"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개혁은 미래를 준비하는 개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다수 의원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에 공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나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조기 전당대회 개최'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4선 이상과 3선 중진 의원 간담회를 끝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전당대회를 조기에 할 수 있도록 진행을 해나갈 것"이라며 "그런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과정과 전당대회 날짜를 정하는 모든 게 다 최고위의 의결 사항이다. 지금 비대위원장을 제외한 비대위원이 공석이라서 다소 정치적인 의사 결정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의사 결정'이라는 것과 관련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새 비대위원장을 임명하거나 또는 본인이 대행으로서 결정하겠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그것도 하나의 정치적 의사 결정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에 대해선 "안 하는 것으로 결론 난 것 아니냐"며 "의원들 견해가 갈리고 있는데 여론조사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과 한 번쯤 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있는 상황이다. 지금 결론을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김용태 "혁신 의지 있으면 실행하면 되는데..."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반면 김 위원장은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으로 있는 동안은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개혁안에 대한 의지를 모아가는 게 중요하다"며 "위원장도, 원내대표도 혁신 의지가 강하면 바로 개혁안을 실행하면 되는데 혁신위를 통해 공전 시키겠다는 건 시민들에게 잘못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원 여론조사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며 "당원 의사를 묻는 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시작점인데 거부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혹 당원이 개혁안에 찬성하는데 개혁에 반대하는 것처럼 비칠까 우려하는 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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