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 출마한 한동훈 전 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부터 당 대표까지 '정치 경험'이 부족해 시행착오를 겪어왔다는 지적에 "김건희 여사의 문제가 많이 있었을 때 왜 저만 지적했을까. 경험이 부족해서였겠냐"고 16일 말했다. 정치인으로서 정도(正道)를 걸어왔다는 취지다.
한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한 지적이 담긴 질문에 "김 여사의 문제가 많이 있었고, 민심도 (문제에) 동의하지 않았나. 그때 왜 저만 지적했을까. 경험이 부족해서였겠냐"며 "다른 사람들은 경험이 많아서 그때 입 꾹 닫고 탬버린 치면서 아부하고 있었나. 그런 경험은 필요 없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저는 김 여사, 이종섭·황상무, 명태균, 의대 정원 2000명 고수, 김경수 사면복권 등 문제를 제기했다. 저만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나선 게 문제 아닌가 싶다"며 저는 구태 정치를 한 경험, 사법리스크 경험, 명태균 리스크의 경험도 없다. 대신 어려운 상황에서 민심을 권력에 전하고, 권력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아부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안철수 의원 등이 최근 다시 꺼내든 '총선 패배 책임론'에 대해 "안 후보님이 당선된 총선에서 안 후보님을 위해 제가 정말 많이 뛰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총선은 대통령을 포함한 국민의힘 모든 사람이 성적표를 받은 선거였다. 그 책임을 저에게만 몰아넣으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그게 맞는 얘기였다면 제가 몇 달 뒤 63%의 당심과 민심으로 당 대표로 당선됐겠나. 당원과 국민들께서 총선의 공과가 어디에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판단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저지 및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인한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선 "역으로 이렇게 묻고 싶다. 그분들은 그럼 2024년 12월 3일 10시 반에 당 대표였다면 계엄을 저지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건가. 저는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은 국민과 당원 지지자들을 배신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누구에 대한 의리가 먼저인가. 정치인이 누구에 대한 의리를 먼저 생각해야 하나. 윤석열 개인인가 대한민국인가"라고 강조했다.
다른 일부 경선 후보들이 尹心(윤심·윤 전 대통령의 의중)을 앞세우는 데 대해선 "저를 제외한 다수 후보가 윤심이라는 것을 얘기하고 윤심 팔이를 하고 있다"며 "길게 말씀드리지 않고 이렇게 설명해 드린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민심이 윤심보다 딱 5000만배 중요하다"고 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