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체육계 리더 자리, 사익 아닌 진심 담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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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숱한 논란과 비판의 중심에 있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나란히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3선, 정 회장은 4선을 각각 노린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사진=연합뉴스)

두 사람을 보는 체육계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 회장은 직원 채용 비리와 금품 수수 등 비위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회장 직무 정지를 당했다. 체육회 노동조합은 수사 대상까지 오른 이 회장에게 불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정 회장도 지난해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시도를 비롯해 대표팀 감독 선임 불공정성, 축구협회 사유화 논란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축구협회 감사를 진행한 문체부는 정 회장에 대해 최소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요구했다. 축구협회 노조는 성명을 통해 정 회장의 4선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이 국민적인 비판 여론과 조직 내부의 연임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하는 데에는 수장에게 주어지는 권한과 사적 이익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이 회장은 국빈급 대우를 받는다. 해외 여행 때 입국 비자가 필요 없고 공항 귀빈실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 IOC 총회 참석 때는 승용차와 통역, 의전 요원 등이 지원된다.

지난 5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복귀한 정 회장은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재진입을 시도 중이다. FIFA 평의회로 복귀하면 AFC를 주름잡는 중동 지역 석유 재벌들과 자연스러운 교류가 가능하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장인 정 회장으로서는 축구협회장이 기업가로서 해외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좋은 자리인 셈이다.

한국 체육계를 이끄는 체육회장과 한국 축구 리더인 축구협회장은 성과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을 지원하는 버팀목이 돼야 하는 자리다. 혹시 본인의 사익 추구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닌지, 체육계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곱씹어봐야 한다. 진정성 없는 선장이 키를 잡으면 순조로운 항해를 기대할 수 없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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