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31일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에게 공개서한을 통해 “대규모 주주가치 희석화를 가져오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럼은 이날 “기존에 잡혔던 설비 확장, M&A 계획을 감안해도 유상증자 3조 6000억원의 용도인 1조 2000억원 시설자금, 2조 4000억원 타법인증권취득자금은 자체 현금흐름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고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포럼은 “자금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면 AA- 신용등급 바탕으로 저금리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 차입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번 기회에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기초자료로 제공됐을 3~5년 재무제표 추정치 공개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김동관 부회장이 50% 소유한 한화에너지와 이의 자회사인 한화임팩트가 1조 3000억원의 한화오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던 2월 10일 이사회 의안과 3월 20일 유상증자 의안을 한화에어로 이사회에서 같은 날 논의하는 것이 투명성과 책임 측면에서 올바르다”며 “김 부회장 개인회사인 한화에너지가 연관된 거래로서 강한 이해상충 사안이므로 전체적으로 어떤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이사회 뿐만 아니라 주주들에게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자금 사용 시기가 2029년 또는 2030년까지인 장기 프로젝트로 자금 투입처가 불확실하다는 지적과 그룹 내부 지분 정리를 위해 1조 3000억원을 지출했다는 점 등에 논란이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중점심사 절차에 따라 대면 협의 등을 통해 면밀히 심사한 결과 유상증자 당위성, 주주소통 절차, 자금 사용 목적 등에서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기재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정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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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25일 경기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