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패권 주도권 뺏길라…AI 교육 열 올리는 美·中

1 week ago 3

첨단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교육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생성형 AI가 노동시장부터 산업 구조까지 바꿔놓자 기존 교육 시스템으로는 미래 인재를 길러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은 민간 학교와 에듀테크 기업, 고가의 대안 교육을 중심으로 AI 교육시장을 키우고, 중국은 공교육 체계로 AI 교육을 편입시키고 있다.

◇ AI 사립학교 향하는 美 학생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알파스쿨, 포지프렙 등 신흥 AI 교육기관에 학생이 몰리고 있다. 이들 기관은 AI와 생활 기술 습득, 프로젝트형 학습을 결합한 민간 대안학교다.

기술패권 주도권 뺏길라…AI 교육 열 올리는 美·中

여기에서 교사는 가이드 또는 코치로 불린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와 이해 수준에 맞춰 교육과정을 조정하는 역할은 AI가 맡는다. 개별 학습이 끝나면 토론과 프로젝트, 스포츠, 창업 관련 활동을 공동으로 수행한다.

사립학교와 민간 기업은 공교육 규제에서 벗어나 AI 튜터, 개인화 학습, 창업 교육을 결합해 새로운 수업 방식을 시험한다. 관련 기술에 관심이 많은 금융·벤처업계 종사자와 테크기업 직원의 자녀가 학생의 대부분을 이룬다. AI가 반복적 업무와 패턴 기반 사고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학생들에게 문제 해결력과 적응력, 창업가 정신을 길러주는 것을 교육 목표로 삼는다. 학교 관계자는 WSJ에 “특정 분야의 사실을 암기하는 것보다 즉석에서 생각하고 세상을 헤쳐 나가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교육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 학교는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시작한 알파스쿨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미국 전역에 8개 학교를 추가했다. 말리부 등에도 추가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뉴저지주 리빙스턴에 있는 포지프렙은 ‘1940년이 아니라 2040년을 위해 세워진 학교’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교육과정 중심에는 실제 문제 해결, 사업 만들기, 제품 설계가 있다. 졸업 후 창업해 기업을 운영하는 학생에게는 학교가 20만달러를 투자하는 모델도 제시했다. 올가을 첫 교육과정을 여는 이 학교는 600여 명 중 34명을 선발해 4개 학년에 배치할 예정이다. 입학생 학비는 2만4000~3만6000달러이며 이듬해 6만달러로 오른다.

◇ AI 네이티브 키우는 中

중국은 정부 주도로 전국에 AI 교육을 확산하고 있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5월 초·중등학교에 AI 소양 교육과 생성형 AI 교육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무원은 “2030년까지 모든 교육 단계에서 AI 교육을 하고 학생의 AI 소양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최근 제시했다.

중국의 AI 교육은 여러 대도시에서 단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광저우, 선전, 상하이는 도시 차원의 AI 소양 교육을 도입했고 베이징은 지난해 9월부터 초·중등학교에서 AI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모든 학생이 학년마다 최소 8시간 이상 AI 수업을 받도록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AI 교육은 중앙집중식으로 이뤄진다. 베이징에서는 당국이 제작한 수업안과 AI 도구 등이 ‘톱다운’ 방식으로 일선 학교에 배포된다. 교사용 AI 자료 역시 제공되며 대규모 교사 연수도 이뤄진다.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에서만 초·중등학교 1400곳 이상에서 학생 약 183만 명이 AI 소양 수업을 받고 있다.

문제 해결형 프로젝트에 교육 초점이 맞춰진다는 점은 미국과 비슷하다. 골절로 팔에 깁스한 경험이 있는 학생이 시각장애인과 거동이 불편한 사람도 즐기는 레이싱 게임을 AI로 제작하는 식이다. AI로 하천을 모니터링하는 로봇, 시각장애 여성의 화장을 돕는 AI 도구 또한 학생들 손에서 만들어졌다. 문제 해결을 위해 로봇공학, 드론 기술 교육을 연계하는 사례도 많다.

관련 사교육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AI 문제 풀이와 가정용 학습 기기로 사교육 업체 수익 모델이 옮겨가고 있어서다. 학생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개인별 피드백을 제공하는 AI 학습 시스템이 늘고 있다.

획일적으로 제공되는 AI 교육이 충분한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경고도 나온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고소득층 부모와 민간 교육 기업이 먼저 움직이는 시장형 모델인 반면 중국은 정부가 공교육에 AI 소양을 편입하는 국가 주도형 모델”이라며 “각각의 장단점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김미리 기자 kej@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