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대신 풍경과 추억 남겼다… ‘신비의 섬’ 울릉 44km 달린 러너들

1 day ago 3

“무릉(武陵)이라고도 하고, 우릉(羽陵)이라고도 한다. 두 섬은 현의 정동(正東) 해중(海中)에 있다. 세 봉우리가 곧게 솟아 하늘에 닿았으며 남쪽 봉우리가 약간 낮다. 바람과 날씨가 청명하면 봉우리 머리의 수목과 산 밑의 사저(沙渚)가 역력히 보이고 순풍이면 이틀에 도달할 수 있다.”
— 신증동국여지승람 (1530)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울릉도에서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2026 KOLON TRAIL CAMP ULLEUNG)’를 진행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울릉도에서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2026 KOLON TRAIL CAMP ULLEUNG)’를 진행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한국의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울릉도(鬱陵島). 이름 자체가 산에서 왔다. 섬에서 가장 높은 성인봉(聖人峰·984m)은 울릉읍, 서면, 북면을 가르는 경계선이고, 신증동국여지승람이 기록한 ‘세 봉우리’ 중 하나다. 나리분지를 빼면 섬 대부분의 평균 경사도는 14° 이상. 해안선은 가파른 절벽과 침식지형이 들어찼다.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산인 셈이다.

울릉도는 ‘신비의 섬’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안개와 해무에 가려졌다가 청명한 특정 날에만 동해 수평선 너머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일 것이다. 화산섬이면서도 대륙과 고립되어 있는 탓에 독특한 지형과 자연 환경을 느낄 수 있다.

트레일러닝, 하이킹, 클라이밍… 손과 발로 느낀 울릉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참가자들이 울릉도 사동항에 입항해 체크인을 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참가자들이 울릉도 사동항에 입항해 체크인을 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울릉도에서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2026 KOLON TRAIL CAMP ULLEUNG)’을 열었다. 참가자는 약 120명. 참가 마감까지 걸린 시간은 단 하루도 되지 않았다.지인들과 추억을 쌓기 위한 참가자가 많았지만, 혼자 도전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눈에 띄는 건 부부 또는 커플 단위의 참가자도 다수였다는 점이다. 코오롱스포츠 직원의 모친이 지인들과 직접 신청한 사례도 있었다.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에 그룹별 리더로 참가한 ‘코오롱 애슬릿’ 소속 김지수, 김영조, 양주하, 강민구, 안기현 선수가 코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에 그룹별 리더로 참가한 ‘코오롱 애슬릿’ 소속 김지수, 김영조, 양주하, 강민구, 안기현 선수가 코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이들은 트레일러닝, 하이킹, 클라이밍 등 총 세 가지 세션 중 하나를 선택해 울릉도를 탐험했다. 먼저 트레일러닝 참가자들은 이틀 동안 울릉도 해안과 산악 지형을 잇는 44.4㎞ 코스를 달렸다. 특히 ‘코오롱 애슬릿’ 소속 김지수, 김영조, 양주하, 강민구, 안기현 선수가 그룹별 리더로 참여해 참가자들과 함께 코스를 완주했다.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 출발점에서 참가자들끼리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 출발점에서 참가자들끼리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첫날 코스는 태하항 인근에서 시작해 깃대봉, 성인봉을 오른 후 베이스캠프에서 끝이 났다. 이른 오전 태하항에서 출발할 때 울릉도는 해무로 가득했다. 이후 낮이 되자 점차 해무가 걷히면서 울릉도의 자연이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가파른 능선을 따라 깃대봉(605m)에 도착하자 울릉도의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탁 트인 경관이 나타났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가파른 능선을 따라 깃대봉(605m)에 도착하자 울릉도의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탁 트인 경관이 나타났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코스 중반부 성인봉, 나리, 평리, 현포, 추산 등 울릉도 전부를 볼 수 있다는 깃대봉(605m)으로 향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정도로 가파른 능선을 오른 끝에 깃대봉에 도착했다. 그러자 울릉도의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탁 트인 경관이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구름이 가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발아래 펼쳐진 울릉도의 모습에 환호성이 터졌다.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 참가자들이 성인봉(984m) 정상에 올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제공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 참가자들이 성인봉(984m) 정상에 올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제공

코스 최정점인 성인봉도 마찬가지였다. 성인봉 일대 펼쳐진 원시림은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돼 보호받을 정도로 특별하다. 울창한 원시림과 흩뿌려진 해무, 그리고 그 너머 동해의 수평선은 레이스 코스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었다.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 참가자들이 도동 해안코스를 달리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제공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 참가자들이 도동 해안코스를 달리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제공

이틀 차에는 베이스캠프에서 도동항을 거쳐 석포, 장재, 성인봉을 오른 후 KBS울릉중계소로 내려와 피니쉬 지점으로 향하는 코스였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초반부터 펼쳐지는 도동 해안코스였다. 사람들의 손을 타지 않은 울릉도의 바다. 그 절경에 참가자들은 전날 피로를 잊은 채 코스를 이어갈 수 있었다.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하이킹 세션 참가자들이 코스를 지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제공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하이킹 세션 참가자들이 코스를 지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제공

하이킹 참가자들은 박배낭을 메고 이틀 동안 36.4㎞를 걸었다. 첫날 태하항에서 출발해 깃대봉을 거친 후 나리분지 안에서 밤을 보냈다. 이튿날 이들은 안용복 기념관, 내수전 일출전망대를 거쳐 도동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종단했다. 울릉도 현지 산악구조대와 함께 숲길과 해안 절벽, 원시림을 지나며 울릉도 특유의 거친 지형을 몸소 체감했다.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클라이밍 세션 참가자가 울릉도 암벽을 오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제공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클라이밍 세션 참가자가 울릉도 암벽을 오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제공

클라이밍 세션은 울릉도의 자연 암벽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삼선암을 배경으로 코오롱 등산학교가 새롭게 개척한 루트를 따라 바다를 내려다보며 암벽을 올랐다. 발아래로 푸른 바다가 펼쳐진 절벽 위에서 참가자들은 울릉도 자연 암벽이 주는 압도적인 스케일을 직접 체감했다.

‘코오롱 한국 청소년 오지탐사대(KOLON YOUTH EXPEDITION)’ 대원들이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에 훈련차 참여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코오롱 한국 청소년 오지탐사대(KOLON YOUTH EXPEDITION)’ 대원들이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에 훈련차 참여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이번 캠프에는 ‘코오롱 한국 청소년 오지탐사대(KOLON YOUTH EXPEDITION)’ 대원들도 훈련차 참가했다. ‘오지탐사대’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대한민국 대표 탐사 프로젝트다. 코오롱스포츠가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재구성하는 준비 과정을 거쳐 9년 공백기 끝에 재개했다. 이들은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약 3주간 키르기스스탄 악사이와 루마니아 히스파르 지역을 탐사할 예정이다.

서로 밀고 끌었다… 경쟁 아닌 축제의 장

사실 코오롱에게 울릉도는 낯선 땅이 아니다. 코오롱글로벌이 운영하는 코스모스 리조트를 통해 오래전부터 울릉군과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현지 굿즈 협업으로 확장됐다. 캠프 역시 이러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3년째 이어오고 있다.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 참가자들이 피니시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 참가자들이 피니시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특히 이번 행사가 특별한 건 대회가 아닌 ‘캠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울릉도에선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가 진행된다. 아무래도 대회에선 기록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트레일러닝 세션에 참가한 최민영 씨는 “어딜 가든 ‘트레일러닝’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에서는 경쟁을 해야만 했는데, 이번 코오롱 캠프는 경쟁 없이 전문선수들이 리딩하는 조화로운 달리기였다”며 “코오롱 측에서 준비한 모든 교통 수단과 캠프 운영이 인상 깊었다. 참가자들은 그저 재밌고 건강하게 즐기면 됐다”고 평가했다.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 참가자들이 다같이 남긴 기념사진.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트레일러닝 세션 참가자들이 다같이 남긴 기념사진.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덕분에 참가자들은 울릉도의 자연경관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낯선 이들과 어울리며 마치 축제 같은 장을 만들어 냈다.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추억을 남기는 것은 물론, 밀고 끌어당기며 서로의 도전을 응원했다. 이순진 씨는 “혼자선 쉽게 갈 수 없는 곳이 라 좋았다. 대회가 아니라 울릉도를 더 즐길 수 있는 경험이었다”며 “대회로 참가했다면 아무래도 이번처럼 즐기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프로그램을 마친 참가자들이 베이스캠프에 모여 교류를 나누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2026 코오롱 트레일 캠프 울릉’ 프로그램을 마친 참가자들이 베이스캠프에 모여 교류를 나누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이번 캠프에선 운동 프로그램 외에도 교류를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저녁에는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철 해산물과 나물 등 울릉도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함께 즐겼다. 또한 보물찾기, 영상 공모전 등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 그 이상의 경험을 함께 했다. 이기현 씨는 “미지의 섬 곳곳을 직접 뛰면서 현지 음식도 맛볼 수 있어 일상에서 벗어난 완벽한 휴양을 즐긴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코오롱스포츠는 행사를 겨울시즌 캠프까지 확대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코오롱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아웃도어 경험을 제안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밖에도 올해 하반기 대규모 장거리 하이킹 행사인 ‘동서트레일’도 준비 중이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