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복합위기 극복 이끌 새 사령탑
현장·데이터 기반해 혁신전략 제시
국내외 아우르는 넓은 시야도 필요
민생안정·국가경쟁력 ‘해결사’되길
조기 대선이라는 큰 변곡점을 지나 새 정부가 출범하였다. 국내외적 환경, 특히 경제 상황의 엄중함 속에 새 정부가 짊어질 과제는 실로 막중하다. 민생의 불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지정학적 긴장 등 복합 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의 활로를 찾는 일은 신정부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우리 경제가 직면한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중요하며 그에 따라 신정부의 성공 여부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민생을 위협하는 물가와 부동산 문제, 소득과 고용 불안 등은 국민 삶에 직접적인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 국제 통상 질서 재편 등 복잡한 국제 정세는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술 경쟁 심화 속에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Revolution Korea’라 불리는 혁신 성장 전략의 성공 여부가 한국 경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 혁신 전략은 4차 산업혁명, 특히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활용을 통해 산업과 경제 전반에 변화를 촉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정부 경제 컨트롤 타워는 복잡한 국내외 경제 현황에 대한 폭 넓은 시야와 전문성을 갖추고 이를 효과적으로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 4차 산업혁명과 AI 혁명의 본질과 그 정책적 의미를 깊이 이해하는 동시에, AI 기술을 혁신의 동력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마인드셋을 갖추는 것이 필수다.
경제 컨트롤 타워의 중심 역할을 할 인물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역량은 예산과 재정 운영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실무 경험이다. 국가 예산은 경제 정책의 혈맥과 같다. 민생 안정, 산업 육성, 혁신 성장 지원 모두 예산의 적절한 편성과 집행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단순히 재정 전문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산업 현장, 학계, 지방자치단체 등 경제 주체 및 경제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경제와 국제 통상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수다. 정부 정책이 민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국내외 경제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성장에 나서도록 인센티브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정책을 일관성 있게 조율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국내 경제 문제 해결이 국제 환경 변화와 직결되는 만큼, 국제 경제 흐름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하는 전략적 식견도 필요하다.
이와 같은 역량을 두루 갖추고, 한국 경제 혁신에 대한 깊은 통찰과 경험을 지닌 인물이 그 실무 실적 뿐 아니라, 혁신 경제에 관한 저서 등 출간물을 통해 그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정리하여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AI를 경제 성장과 산업 전환에 접목하는 구체적 방안들을 제시하며, 정부와 민간의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비전이 필요하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민생 경제 불안, 국제 통상/무역 환경의 변화, 산업 경쟁력 약화, 혁신 성장 동력 부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예산을 전략적으로 배분하며, 국내외 경제 주체와 협력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현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질적 변화를 이끌며, 국내 경제와 국제 정세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컨트롤 타워야말로 지금 한국 경제가 절실히 요구하는 인재다.
조기 대선의 큰 변곡점을 지나 새 정부가 출범한 지금, 국민은 경제 문제 해결의 중심에 설 컨트롤 타워에 주목하고 있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경제 정책 추진의 선봉에 설 이러한 인물과 그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민의 삶과 국가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 이뤄지길 바란다.
[김재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