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가을쯤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코코’를 보고 크게 감동한 기억이 있다. 멕시코의 전통적 감성과 음악에 보편적 가치와 재미를 더해 세계적인 콘텐츠로 만들어낸 것을 보며 우리나라도 저런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문화콘텐츠 강국으로 자리 잡았지만 애니메이션산업은 여전히 도약이 필요한 단계다. 영유아 중심의 제작 편중, TV 방송 위주의 유통 구조, 열악한 제작 환경 등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인공지능(AI) 영화, 버추얼 휴먼, 시각효과(VFX) 기반의 디지털 영상처럼 전통적인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콘텐츠의 등장도 우리 애니메이션 생태계에 새로운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같이 새롭게 펼쳐지는 격변의 환경에서 애니메이션산업이 미래 콘텐츠산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진흥 전략을 마련해 지원해 나가고자 한다.
먼저 애니메이션 제작에 안정적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2029년까지 5년 동안 1500억원 규모 애니메이션 특화 펀드를 조성해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둘째, 영유아 중심 콘텐츠를 넘어 다양한 세대와 장르의 산업으로 유도하기 위해 청·장년층용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을 확대하고, 숏폼 등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애니메이션 제작을 지원해 유통 구조를 다변화해 나갈 계획이다.
셋째,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 장르와 애니메이션 간 전환과 협업, 우수 애니메이션의 세계관 확장 지원 등을 통해 애니메이션 지식재산(IP) 가치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넷째, 애니메이션은 물론 버추얼 휴먼, 숏폼 IP를 활용한 문화 상품 시장을 확대하고 중국권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해외 진출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영상 콘텐츠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른 AI의 적극적 활용을 위해 AI 영상 콘텐츠 제작·유통과 관련한 기업 육성 및 기술 개발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이끌어갈 전문인력 양성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1970년대 ‘로보트 태권V’부터 1980~90년대 ‘아기공룡 둘리’, 2000년대 ‘뽀롱뽀롱 뽀로로’를 거쳐 최근의 ‘사랑의 하츄핑’과 ‘킹 오브 킹스’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은 오랫동안 쌓은 경험을 토대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지브리풍 프로필 사진 열풍에 많은 논란이 있지만 그 중심에서 우리는 오히려 지브리 스튜디오의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느낀다. 우리의 감성과 상상력을 무한히 보여줄 수 있는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그 이상의 영향력을 확보하며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는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