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지난 5년간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급발진이 88% 가량을 차지하면서 페달오조작안전보조(PMSA) 장치 확대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른 나라들이 안전장치 장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원인 규명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다. PMSA는 전후방 1m에 장애물이 있을 때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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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28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접수된 급발진 의심 신고 364건 가운데 원인이 확인된 88.2%(321건)는 모두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지난해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급발진 사고 역시 운전자는 차량 결함을 주장했지만, 원인은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으로 드러났다.
특히 운전 능력이 미숙한 청년과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페달 오조작 사고에 대한 뉴스 보도 등을 분석한 결과 16~20세와 76세 이상 운전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페달 영상기록장치’ 등을 통한 사고 원인 규명에 치중하고 있으며, 사고를 예방 지원 정책은 다소 미비한 실정이다. 현재 한국도로교통공단이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한 65세 노인을 대상으로 2년간 5%의 자동차보험료 할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은 구체적인 방안이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PMSA 장착을 유도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PMSA 장착은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가 신차에 도입하며 발걸음을 뗀 수준이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PMSA 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추진 중”이라며 “그러나 모든 차량에 대한 장착 의무화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기술 개발과 고령자를 대상으로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전방충돌방지장치나 차선이탈경고장치와 달리 PMSA 장치에 대한 보험료 할인은 없다”며 “PMSA 장치에 대한 보험료 할인 제도가 마련된다면 고령 운전자의 사고 예방 효과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