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을 신속히 입법하기로 했다. AI 에이전트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하는 커머스(상거래) 도입에 대해선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
유영준 금융위 디지털금융정책관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주최·주관 재정경제부, 산업연구원)에서 “가상자산 입법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하겠다는 목적 하에 지금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입법을 빠른 시일 내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담당 국장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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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준 금융위 디지털금융정책관이 21일 "스테이블코인 입법을 빠른 시일 내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재정경제부) |
현재 국회에는 작년 6월 11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의 대표발의를 시작으로 민주당 안도걸·김현정·이강일·박상혁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김재섭·최보윤·이성권·김성원 의원이 잇따라 각각 대표발의한 디지털자산, 스테이블코인 관련 10개 법안이 계류돼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50%+1주 은행 중심 컨소시엄(51%룰)으로 확정·추진할지 여부, 두나무·빗썸·코인원·코빗·스트리미(고팍스) 등 가상자산거래소에 15~20% 지분 규제를 일괄 적용할지 여부 등 디지털자산기본법 핵심 쟁점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관련해 유영준 국장은 하반기에는 조속한 입법을 할 것이라며 “(법안은) 가상자산 법에 대한 분류·정의·행위 규율, 공정하고 효율적인 가상자산 시장 조성,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에 대한 규율이 기본 틀이 될 것이고, 당연히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에 대한 사항도 포함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는 재경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마무리한 뒤 내달 여당 지도부가 새로 구성되면 본격적인 당정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내달 17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선출되고 신임 정책위의장이 선임되면 이르면 내달 말 당정협의를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유동수 정무위원장, 박상혁 간사 및 여당 정무위원들을 대상으로 업무설명회를 진행했다.
정무위 소속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새 지도부와 정책위의장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다시 구성하고 정부와 협의를 거쳐 9월 (당정 통합안) 발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상혁 간사는 국회법에 따라 정무위 소위를 매월 두차례 진행해 계류된 법안들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같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면서도 AI 에이전트 커머스에 대해서는 리스크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 커머스는 AI가 상품 구매부터 서비스 이용, 비용 결제까지 스스로 처리하는 차세대 결제 방식이다. 올해 구글은 에어전트 결제 기능을 공개하며 AI 커머스 시대를 예고했다.
유 국장은 “AI 에이전트의 이해충돌 문제, 오류 행동, 동조 등 리스크 초래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AI 에이전트로 인한 금융권 리스크도 함께 점검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보호 문제도 반드시 짚어야 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서면 축사에서 “결제 신뢰성, 책임소재 등 리스크도 존재하는 만큼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AI 커머스를 실증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수년간 실증을 거쳐 검토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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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진 서강대 경영대 교수는 21일 발표에서 AI 에이전트 커머스 도입 관련한 3년 규제샌드박스 실증 로드맵을 제언했다. (자료=김용진 교수) |
업계, 학계에서는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대비를 촉구했다. 이유진 젝토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이 정산 파트에서 대안”이라며 “기존 카드망보다 수수료 부담, 정산 주기를 줄여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이 AI 커머스 시대에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대 교수도 “스테이블코인이 민간 혁신을 더 많이 추동할 수 있는 근본적 구조를 갖고 있고, 온체인 거래 대부분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도 스테이블코인”이라며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보다는 스테이블코인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부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이 프로그래머블 머니 중에서 가장 강력한 인프라”라고 전제했지만 “(AI 커머스 관련해) 기술적으로 스테이블코인만 생각해야 하나. 기술적으로는 중립적으로 열어두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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