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2)가 최근 소속팀과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당분간 선수 생활을 멈추기로 결정한 배경에 육아보다 악플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예지 소속사 플필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예지가 소속팀 임실군청과 계약을 종료했다”며 “지난달 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올해는 더 이상 출전 예상 대회가 없고, 내년 시즌은 4월부터 시작하는 걸 고려해 계약을 조기에 해지했다”고 밝혔다.
김예지는 소속사를 통해 “올림픽 메달리스트로서 여정을 잠시 멈추고 당분간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엄마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육아에 전념하겠다는 김예지의 설명과 달리 활동 중단의 주요 원인은 그를 향한 악의적인 댓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지는 파리올림픽 이후 비인기 종목인 사격을 알리겠다는 생각에 화보와 광고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쳤는데, 이와 관련한 비판 댓글이 급증한 것.
김예지 소속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김예지가 선수 생활을 잠시 중단키로 결정한 건 꼭 육아 때문만은 아니었다”며 “김예지가 악플로 많이 힘들어했다. 이 같은 이유로 (본인도) 휴식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예지가 겉모습과 다르게 매우 여리다”며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소셜미디어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돈 빌려달라는 사람부터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소속사 측은 김예지가 “휴식 후 더 큰 도약을 준비할 계획”이라면서도 그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김예지는 지난달 13~18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 파이널에 출전 자격을 얻어 엔트리에 등록했으나 모종의 이유로 소속팀과 대한사격연맹에 출전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김예지는 “이번 휴식은 사격 선수로 더 발전하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복귀 시점은 미정이지만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예지는 파리올림픽 사격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사격월드컵 25m 권총 결선 당시 세계 신기록을 세운 뒤 영화 속 킬러처럼 무심하게 총을 내려놓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엑스 소유주이자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해당 영상에 “따로 연기할 필요가 없다.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고 댓글을 남겨 더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인연으로 국내 최초로 테슬라코리아의 앰배서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예지는 지방시, 루이뷔통 등 각종 명품 브랜드 및 유명 패션 매거진 화보를 촬영했고, 한 영화의 예고편에 킬러 역할로 카메오 출연을 하는 등 사격을 알리기 위한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