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국내 시중은행이 글로벌 주요 은행보다 가계대출 의존도가 높아 혁신기업 지원과 생산적 금융 확대에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 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기업금융과 안전자산을 함께 확대하는 방향으로 자산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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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금융연구원 |
27일 한국금융연구원 김석기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주요 은행과 우리나라 4대 은행의 자산 구성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미국 JP모건체이스(JPM)와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비교·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은행은 위험가중치가 거의 없는 안전자산을 대규모로 보유해 자본 부담을 낮추는 반면, 국내 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자본 여력이 제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의 무위험 현금성 자산 비중은 총자산의 15.4%, 국채와 기관보증 주택저당증권(MBS) 등 초저위험 투자자산은 13.9%로 전체 초저위험 자산 비중이 29.2%에 달했다. MUFG는 각각 31.6%, 10.3%로 총 41.8%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초저위험 자산 비중은 평균 11.8%로, 은행별로는 8.7~14.4% 수준에 그쳤다. 글로벌 은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출 포트폴리오도 차이를 보였다. JP모건은 기업대출이 소비자대출보다 많고, 소비자대출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5% 수준이다. MUFG는 소비자대출이 전체 대출의 9.9%, 총자산 대비 3.1%에 불과했다.
반면 국내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은 총자산의 24.6~31.4%(평균 27.8%)로 글로벌 은행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위험가중자산(RWA) 기준으로도 소비자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1.2%로 JP모건(15.8%), MUFG(7.9%)를 크게 웃돌았다.
김 연구위원은 글로벌 은행들이 안전자산과 기업금융을 함께 확대하는 자산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전자산을 충분히 보유해 자본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위험은 높지만 수익성이 큰 기업금융과 글로벌 대출을 확대하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 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혁신기업 지원이나 글로벌 기업금융 확대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다만 국내 주택금융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가계대출을 급격히 축소하기보다는 점진적인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형 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안전자산과 기업금융을 함께 확대하는 자산구조를 중장기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책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경기대응완충자본(SCCyB) 도입 등을 통해 가계대출의 자본 부담을 차등화하고,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확대와 주택저당증권(MBS) 유동화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은행 규모에 따라 역할을 차별화하는 비례성 규제(Proportionality)도 제안했다. 대형 은행은 기업금융과 글로벌 사업 중심으로 성장하고, 중소형 은행은 중·저신용자와 포용금융에 특화하도록 역할을 나누면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별 특성에 맞는 역할 분담 체계를 구축하면 규제자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이라는 정책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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