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도 'K자 양극화'
전체 7%인 전자·금융·석유
월평균임금 전체 근로자 4배
하위 50%는 실질소득 '뚝'
건설·미디어는 임금 하락
반도체·증권 등만 대박
올해 상반기 전체 근로자의 약 절반이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도체 제조업·증권업 등 특수를 누리는 일부 직종의 근로자는 대폭 상승해 임금 규모가 전체 근로자의 4배 수준에 달했다.
6일 매일경제가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기준 전체 근로자 2070만명 중 47.3%인 980만명의 올해 1~4월 월평균 임금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5%를 밑돌았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임을 고려하면, 이들의 실질소득은 사실상 감소한 셈이다.
임금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건설업이었다. 건설경기 한파로 물량이 급감하며 임금 상승률이 -2.3%를 기록했다. 미디어·콘텐츠 산업군 역시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 출판(-1.8%)을 필두로 창작·예술(-1.1%), 방송·영상(-0.4%) 등 미디어 업종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2.5%)에 못 미치는 저성장 업종의 침체도 두드러졌다. IT 산업인 컴퓨터프로그래밍업은 상승률이 0.5%에 머물렀고, 교육서비스업은 0.8%, 보건업은 1.6%, 전문서비스업은 1.6% 수준이었다. 특히 회계·세무·광고가 포함된 전문서비스업과 IT 산업, 미디어 업종의 임금이 후퇴하거나 정체에 빠진 것은 인공지능(AI)이 업무를 대체하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부 제조업과 금융업은 높은 임금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사자들이 속한 전자 제조업 부문 대기업 종사자의 올해 1~4월 월평균 임금은 1642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4.8%나 급증했다. 보너스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증권업이 속한 금융서비스업과 석유정제 제조업 부문 대기업 종사자의 월평균 임금 역시 각각 1514만원, 1466만원을 기록했다. 이들 세 직종의 평균 급여 수준은 전체 근로자 442만원의 4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올해 월급 상승률이 10%를 넘는 산업군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약 146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7%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노동시장은 소득 격차에 따라 '4중 체계'로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최상위 10% 근로자가 반도체 등 수출 호황의 결실을 독점하는 사이, 상위 10~50% 계층은 물가 상승률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하위 50%는 물가에도 못 미치거나 역행하는 임금 인상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차단된 청년층의 고용절벽까지 더해지며 양극화 구조는 더욱 뚜렷해 보인다.
정부는 노동시장 격차 해소를 위해 '투 트랙' 대응에 나섰다. 우선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사회연대임금' 모델 도입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반도체 등 대기업의 초과이익이 하청업체 근로자에게도 흐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안이 독일식 '녹서(Green Paper)'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는 재정을 통해 노동시장의 소득 격차를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예상보다 늘어난 추가 세수를 재원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청년 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 등 '고용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이와 함께 농어촌 기본소득처럼 낙후지역의 소득보전제도를 확충함으로써, 가처분소득을 직접적으로 높여주는 방식도 병행할 전망이다. 이는 노동시장의 1차 분배 격차를 재정 투입을 통해 사후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5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추가 세수로 기금을 조성해 미래 성장 동력 창출, K자형 양극화 대응, 2030 청년을 위한 주거와 창업·일자리 지원 등 대한민국의 미래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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