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한목소리로 “승복해야”
정치권에는 협치 당부하기도
“극렬지지 이용한 분열 그만”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분열이 봉합되는 데도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결과에 승복하고 협심하는 게 국민과 정치인, 우리 모두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지우현 씨·82)
“헌재 판결에 대한 불복은 더 큰 분열을 불러온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는 이제 그만하고 통합의 정치가 이뤄지면 좋겠다.”(이 모씨·26)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시민들은 한국 사회가 극단적 갈등을 딛고 통합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탄핵 찬성·반대 집회에 참여해본 적이 없다는 직장인 안 모씨(52)는 “헌재 판결이 인용·기각·각하 중 어떤 쪽으로 나오든 대통령과 여·야 모두 깔끔하게 승복해야 한다”며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이라고 잔머리를 굴리다가 한국에 또 어떤 위기가 닥칠지 두렵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주부 장 모씨(56)도 “헌재 판결에 대한 승복이 없다면 상식과 법치가 통하지 않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누구보다 윤 대통령이 승복의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통합의 시간’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대학생 정수지 씨(24)는 “계엄 사태 이후에는 국론이 완전히 분열됐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극렬 지지층을 이용해 분열을 더욱 선동하는 듯 보였다. 통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현동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유현우 군(18)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좌파는 어떻고 우파는 어떻다’는 식의 말이 일종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됐다”며 “선고 이후에는 서로 화합하는 모습이 늘어 정치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헌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재동 일대 직장인과 상인들은 탄핵정국이 곧 막을 내린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한편 혹시 모를 불상사를 걱정했다. 직장인 박 모씨(34)는 “집회 확성기와 스피커 소음 때문에 인근 회사 사람들은 창문도 열지 못하고 꽉 막힌 사무실에서 귀를 막고 일했다. 탄핵정국이 드디어 마무리된다니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한 모씨(33)는 “요새 시위하는 사람들을 보면 광신도 같은 광기가 느껴진다. 이들이 선고 당일에 폭력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직장인 김형규 씨(42)는 “몇 달째 정치와 갈등에 관한 이야기만 가득해 지친다. 선고 결과를 두고 또 다투는 대신 교육이나 의료처럼 평범한 시민들에게 당장 필요한 정책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소식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