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표 색소포니스트 김오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발매
갤러리현대 기획전 참여작가
작품 세계를 음악으로 표현
연주에 작곡·프로듀싱까지
미술 전시가 하나의 음반이 됐다. 색소포니스트 김오키(48)가 갤러리현대 단체전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동명의 정규앨범으로 재해석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 8명의 작업 세계를 음악으로 풀어낸 그는 "좋은 작품은 움직이지 않아도 생명체처럼 다가온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만난 김오키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한때는 화가를 꿈꾸기도 했다"며 "그림을 보고 있으면 음악적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느낌이 온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과 다른 맥락이지만 그림 안에도 리듬과 박자, 색과 뉘앙스가 있다"며 "그런 것들이 나를 건드리면 나는 음악으로 표현한다. 일반적인 언어와는 다른 방식으로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이번 앨범은 미술 시장의 유행이나 담론을 좇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미적 탐구를 이어가는 작가들을 조명한 갤러리현대 단체전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에서 출발했다. 김오키는 전시의 문제의식을 음악으로 확장해 동명의 정규앨범을 완성했다.
이번 앨범에서 김오키는 연주뿐 아니라 작곡과 편곡, 프로듀싱까지 직접 맡았다. 그는 "갤러리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을 당시 한국 음악 신에도,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지쳐 있던 시기였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요즘 같은 시대에 필요한 말이자 나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순수한 마음도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은 김주영, 이혜인, 박민하, 한선우, 조이솝, 정진화, 안현정, 박정혜 등 전시에 참여한 작가 8명을 각각 하나의 트랙으로 풀어냈다. 김오키는 작품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작가의 작업 세계와 활동 이력을 연구한 뒤 곡을 구상하고 편곡했다. 그는 "작품이 하나의 공간이라면 그 안에서는 어떤 소리와 분위기가 날지를 상상하며 작업을 시작했다"며 "그에 맞는 연주자들을 배치해 분위기를 전달하며 하나하나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김오키가 갤러리와 두 번째로 협업한 프로젝트다. 그는 2020년 PKM갤러리와 협업해 윤형근 개인전과 연계한 앨범 '윤형근'을 발표했다. 김오키는 "당시 윤형근 전시를 보기 위해 갤러리에 갔는데 작품에서 예상하지 못한 힘과 에너지가 느껴졌다"며 "그 자리에서 어떤 음악을 만들어야 할지 방향이 잡혔다"고 회상했다.
이번 앨범은 힙합과 댄스, 국악, 무가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김오키는 "장르적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하나의 앨범으로 들렸을 때 일관된 톤을 유지하는 데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의 음악 인생은 예상 밖의 경로를 거쳐 왔다. 과거 비보잉과 스트리트댄스를 했고 구본승, 젝스키스, 투투 등의 무대에서 백댄서로 활동했다. 김오키는 "원래는 악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고등학생 때 음악을 하려면 춤부터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춤을 시작했다. 춤을 추면서 리듬을 배웠고 결국 음악으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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