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사과했나” “계엄, 민주당 때문”
尹, 신당 시도했던 변호사들 만나
친윤도 “尹행보가 당에 마이너스”
19, 20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조별 토론회에서 ‘반탄파’(탄핵 반대파)와 ‘찬탄파’(탄핵 찬성파) 후보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을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21, 22일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해 22일 1차 컷오프 통과자 4명을 발표한다.
이에 홍 전 시장은 “(비상계엄은) 실질적인 피해가 없는 2시간의 해프닝”이라며 “대통령한테 자진 하야할 기회를 주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나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내란 몰이 탄핵을 선동한 것 때문에 결국 이 지경을 만든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지사도 “대통령이 무슨 내란이냐”고 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이 19일 ‘윤 어게인(Yoon Again) 신당’ 창당을 발표했다가 유보한 김계리 배의철 등 탄핵심판 법률대리인단을 만난 사실이 공개됐다. 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행보가 경선을 치르는 당에는 완전히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한동훈 “계엄옹호 안돼” 홍준표 “2시간 해프닝” 나경원 “韓, 내란몰이 선동”
[대선 경선 레이스]
1차 경선 토론 찬탄-반탄 격돌
안철수 “대통령 파면뒤 사과했나”… 김문수 “계엄 책임은 민주당에”
洪 “생머리냐” 韓 “유치하다”… 네거티브 공세에 당내 “자폭토론”
“비상계엄은 반대하지만 경미한 과오뿐이라는 건 넓은 의미에서 계엄 옹호다.”(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한 전 대표는 당시 ‘대통령이 내란 자백했다’면서 내란몰이로 선동하는 데 가장 앞장섰다.”(나경원 의원)
20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B조 토론회에서 ‘찬탄파’(탄핵 찬성파)인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반탄파’(탄핵 반대파)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 나경원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정당성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이날 홍 전 시장이 한 전 대표에게 ‘키높이 구두’ 등에 대해 묻는 등 인신공격성 네거티브 공세를 펼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에선 “역대급 자폭 토론”이란 비판이 나왔다.
● 韓 “계엄이 경미한 과오냐” 반탄파에 포문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반탄파 후보들을 겨냥해 “비상계엄 질문을 안 할 수 없다”며 “계엄이 정당하다거나, 계엄이 잘못된 것이고 계엄한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할 수 없다고 보거나 둘 중 하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왜 대통령 후보 경선하는데 윤 전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냐”며 “한 전 대표의 내란몰이 탄핵 선동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또 “이번 대선은 중도 확장을 얘기할 게 아니라 체제전쟁”이라며 “한 후보는 보수 통합을 위해서 대통령 후보는 그만두고 헌신하면 어떻느냐”고 했다. 이 지사는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안 했으면 헌법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다. 왜 경솔하게 탄핵에 들어갔냐”고 했다.한 전 대표는 홍 전 시장을 향해서는 “전에 (비상계엄에 대해) ‘경솔한 한밤중의 해프닝’ ‘홧김에 서방질’이라고 표현한 적 있다. 계엄 반대 취지냐”고 물었다. 이에 홍 전 시장은 “탄핵에는 반대했다. 비상계엄은 실질적으로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이 “‘배신자 프레임’은 어떻게 벗을 것인가”라고 역공을 펴자 한 전 대표는 “나는 국민을 배반하지 않기 위해 계엄을 저지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국민들께 죄송하다. 겪어서는 안 될 일을 겪게 했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다른 후보들은 비상계엄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언급이 없었다.
후보들은 장외에서도 탄핵 설전을 이어갔다. 홍 전 시장은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탄핵은 끝났다”며 “새로운 찬반 논쟁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나 의원은 “이번 선거는 탄핵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탄핵 찬반 논쟁은 자유민주주의 가치 논쟁”이라고 했다.
전날 A조 토론회에서는 찬탄파 안철수 의원이 “비상계엄으로 대통령께서 파면됐는데 반성과 사과가 없으니까 더불어민주당이 우리를 계엄 옹호당이라고 밀고 있다”며 반탄파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압박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사정에 대해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맞섰다.
이틀간 토론회에선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도 화두에 올랐다. 홍 전 시장은 “이번 선거는 이재명 중범죄자 나라를 안 만들기 위한 후보를 뽑는 선거인데 한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을 할 때 이재명을 못 잡아넣어서 사법적으로 패배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내가 여소야대 상황에서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다”고 강조했다. 전날엔 양향자 전 의원이 이 전 대표의 인공지능(AI) 공약이 적힌 종이를 꺼내 “빈 깡통이다. 찢어버리는 게 맞다”며 종이를 찢는 퍼포먼스를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 전 대표가 갖지 못한 놀라운 성과와 업적이 나에게 있다”고 했다.
● 인신공격성 네거티브 공방도
이날 후보들은 네거티브 공세도 펼쳤다. 홍 전 시장은 한 전 대표에게 “내가 정치 대선배다. 어떤 말을 묻더라도 고깝게 듣지 말고 편하게 답해 달라”며 “‘청년의 꿈’(홍 전 시장 온라인 플랫폼)에서 꼭 질문해 보라고 해서 몇 가지 질문하겠다. 키도 크신데 무엇 하러 키높이 구두를 신느냐”고 물었다. 한 전 대표는 “(질문한 사람이) 청년이 아닌 것 같다. 그런 질문 하시는 것 보면”이라고 넘겼다. 이에 홍 전 시장은 “생머리냐, 보정속옷을 입었느냐는 질문은 유치해서 안 하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유치하다”고 했다.
나 의원과 홍 전 시장은 한 전 대표 가족들이 당원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 등을 비판했다는 이른바 ‘당원게시판’ 의혹을 두고 협공을 펴기도 했다. 나 의원은 홍 전 시장을 향해 “우리 당 댓글 게시판 논란을 알 거다”고 물었고, 홍 전 시장은 “경찰에서 결론 낸 거 같은데”라고 호응했다. 이 지사는 “박근혜 탄핵 때 적폐 청산해서 보수가 거의 궤멸되다시피 했는데 그 장본인이 한 전 대표”라며 “그때 칼춤 추고 ‘화양연화’(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라고 즐긴 사람”이라고 했다.
4강에 들기 위한 후보 간 공방도 격해졌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게 당 대표 전당대회냐”며 “모두 대권은 포기하고, 당권만 노리고 나온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나 의원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내부 총질로 경선판을 흐리고 분열을 획책하려는 저의가 개탄스럽다”며 “남의 둥지에 알 낳고 다니는 뻐꾸기 그만하고 차라리 탈당해 안철수당 만들어 갈 길을 가라”고 반박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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