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내년 개헌안 마련하자” 국힘 “원 구성 마무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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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1987년 헌법 이젠 바꿔야”
민주 “국회 개헌특위 조속히 구성”
국힘 “정치적 활용 졸속 진행 안돼”
李, ‘빛의 위원회’ 시민초청 행사… “12월 3일 ‘국민주권의 날’ 지정”

조정식 국회의장(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앞서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조 의장은 이날 경축식에서 “국민의 열망과 나라의 미래를 담은 개헌으로 오래 미뤄 온 시대적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며 2028년 5월까지 10차 개헌을 매듭짓자고 제안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사진공동취재단

조정식 국회의장(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앞서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조 의장은 이날 경축식에서 “국민의 열망과 나라의 미래를 담은 개헌으로 오래 미뤄 온 시대적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며 2028년 5월까지 10차 개헌을 매듭짓자고 제안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사진공동취재단
조정식 국회의장이 17일 제78주년 제헌절을 맞아 “내년은 전국 동시 선거가 없는 해이자 87년 헌법이 40돌을 맞는 해”라며 “국민의 열망과 나라의 미래를 담은 개헌으로 오래 미뤄 온 시대적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호의 기회라고 여겨졌던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동시 개헌이 무산된 이후 또다시 개헌론을 꺼내 든 것.

조 의장은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대통령 계엄 선포권 제한 등 합의 수준이 높은 과제부터 차근차근 물꼬를 트겠다”고 했다. 다만 개헌 저지선(100석)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국회가 정상화되지도 않았는데 개헌특위부터 구성하자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나오면서 개헌 논의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與 “조속히 개헌특위 구성” 野 “졸속 진행 반대”

조정식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78회 제헌철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6.07.17 뉴시스

조정식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78회 제헌철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6.07.17 뉴시스
조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식에서 “과거의 틀로는 현재의 인권 사각지대와 미래의 사회적 갈등을 포용할 수 없다”며 내년 개헌 로드맵 및 의제 마련을 거쳐 2028년 5월 내 개헌안 처리 구상을 밝혔다. 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 주권 개헌 제안에 적극 공감하며 환영한다”며 “국회에 개헌특위를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39년간 개헌 논의가 무성했지만 실제 개헌은 성사되지 않았다. 내년이면 40년이 지나 이른바 ‘헌법 지체(憲法 遲滯)’ 현상이 우려되는 만큼 개헌 논의를 재점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의장이 개헌 시기로 제시한 2028년은 1948년 제헌국회 개원 80주년이기도 하다.

다만 개헌을 완수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개헌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으로 현재 기준 299명 중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만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109명이다. 22대 전반기 국회에서도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6당과 무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하며 개헌이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결국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반대하며 전원 표결에 불참해 ‘투표 불성립’으로 무산된 바 있다.

전반기 국회보다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후반기 국회 출범 50일 가까이 되도록 원(院) 구성조차 마무리되지 않는 등 여야 극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5월 개헌안 표결의 걸림돌이 된 ‘조작기소 특검법’ 등 여당이 추진하는 쟁점 법안의 불씨도 여전하다. 2028년 4월 총선과 동시에 국민투표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개별 의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에 따라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경축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 제안에 대해 “기본권부터 시작해서 전체 부분에 대해서 개헌하는 것은 우리가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며 “앞으로 계속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개헌이 졸속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고 개헌이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도 통화에서 “조 의장이 개헌론을 띄우고, 이어 한 직무대행이 개헌특위를 마치 짠 것처럼 제안을 했다”며 “원 구성 마무리를 통한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李 개헌 언급 없이 “민주주의 가치 온전히 계승”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빛의 위원회’ 출범 기념 시민 초청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17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빛의 위원회’ 출범 기념 시민 초청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17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빛의 위원회’ 출범 기념 시민 초청행사에서 “헌법이란 대한민국 최고 규범이 실질적으로 내용 그대로 존중되는 사회를 꼭 만들면 좋겠다”며 “저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왜 제헌절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았을까 참 의문이었다”고 했다. 올해 제헌절은 지난해 이 대통령 제안에 따라 18년 만에 법정공휴일로 재지정됐다.

이 대통령은 별도의 개헌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매년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해 국민 모두가 그날의 일을 함께 기억하고 민주주의의 가치가 다음 세대에 영원토록 온전히 계승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지난 1년간 내란 청산과 민주주의 회복을 강조해 온 가운데 12·3 국가기념일 추진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현대사는 헌법의 가치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권력을 사유화하려는 세력과 그에 맞서 주권을 지켜온 국민들의 치열한 투쟁”이라며 “민주주의는 한 번 쟁취했다고 해서 영원히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와 용기, 그리고 연대로 끊임없이 지켜내야 하는 것임을 이 오랜 역사를 통해 확인해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흔들릴지언정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백히 증명해준 것”이라며 “다시는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이 위협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누구도 헌법 위에 군림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행정안전부는 ‘국민주권의 날’ 국가기념일 지정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국가기념일 지정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 개정으로 12·3 민주화운동을 추가하고 대통령령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시민 100여 명과 이명세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란 12·3’을 함께 관람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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