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의원 “기자회견 도운 것 뿐”…이준석 “분변 못가리는 정치”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9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반대 집회를 벌인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반공청년단이 이날 스스로를 1980년대 하얀 헬멧을 쓰고 시위대를 폭력으로 진압했던 사복 경찰부대 ‘백골단’으로 지칭한 것을 두고 야당에서는 “백골단의 의미를 모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백골단이란 이름을 들은 적 없고, (단체가 착용한) 하얀 헬멧은 방어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당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 하얀 헬멧을 쓴 20, 30대 청년들과 함께 등장해 반공청년단을 직접 소개했다. 김 의원은 “이들은 왜 살을 칼로 에는 듯한 바람 속에서도, 눈보라가 휘말리는 밤에도 밤을 지새우며 한남동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지, 그들의 목소리를 전해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반공청년단 측은 “우리는 민주노총의 대통령에 대한 불법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시위를 벌인 청년들”이라며 “조직의 공식 명칭을 반공청년단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백골단은 예하 조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창진 부대변인은 “사라졌던 백골단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나타나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겠다고 선언했다”며 “헌정질서를 파괴하려 한 독재자를 지키겠다니 기가 막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골단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내걸고 옳고 그름도 구분하지 못하는 미치광이, 바보 같은 사람들을 누가 국회 기자회견장에 세웠느냐”고 김 의원을 직격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여당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공권력 집행을 방해하겠다는 의도로 활동하는 단체를 국회 기자회견장에 데려와 홍보해준단 말이냐”라며 “백골단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의미의 용어인지 정말 모르냐”며 “분변 못 가리는 정치”라고 몰아붙였다.
김 의원은 이날 논란이 커지자 “그들을 조금이라도 돕겠다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이 오히려 적지 않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들을 불편하게 한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반공청년단이나 백골단이라는 이름도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는 아니고 청년들이 스스로 토론을 통해 교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약간의 스펙트럼 차이가 있다. 그 지점에 대해 겸허히 인정드린다”고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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