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에너지 물가지수 급등 이어
석유류 제품·내구재·섬유제품 등
일반 공업제품 물가까지 끌어올려
“전쟁 여파, 5월 물가에 본격 반영”
중동 전쟁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에너지에 이어 공업제품 물가지수까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린 뒤 시차를 두고 공업제품 가격까지 밀어 올리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 추가 물가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일 국가데이터처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에너지 물가지수는 142.89(2020년=100)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2%로 2023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경유(17.0%), 등유(10.5%), 휘발유(8.0%)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공업제품 물가 상승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공업제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18.80으로 1985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류(9.9%) 상승이 공업제품 물가지수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내구재, 섬유제품, 출판물 등도 일제히 지수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가공식품 물가는 정부 정책 영향으로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물가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단기적인 상승폭은 일부 억제됐지만, 국제유가를 일정 주기로 반영하는 구조상 충격을 완전히 흡수하기는 어렵다. 실제 지난달 말 이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00원대 초반까지 올랐으며 조만간 2000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도 지배적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전쟁 이전보다 높은 유가 수준이 지속되며 물가를 계속 압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공산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는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유가 상승이 수입 가격과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전가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2월 말에 시작된 중동 전쟁의 물가 여파는 6월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 정도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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