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유감 표한 검찰 수장…내부선 “못볼 꼴 다 봤는데 뒷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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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현 檢총장대행, 첫 공개입장 표명
“대장동 검사 극단적 시도 참담한 심정
다수 검사가 증언대 서서 모욕 당해
평검사·수사관 증인 채택 철회해달라”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국회에서 진행 중인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국회에서 진행 중인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구자현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찰청 차장)이 17일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대장동 수사팀 검사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구 권한대행이 검찰 관련 사안에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해 11월 임명 이후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진행되는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를 계기로 검사들이 동요하자 내부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뒤늦은 조치’란 비판도 제기된다.

구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에서 퇴근길 기자들과 만나 “본인(대장동 수사 검사)의 안정과 회복이 최우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대장동 2기 수사팀에서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씨 등을 수사한 이모 검사는 이달 10일 국정조사 증인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은 직후 목숨을 끊으려 해 현재 입원 치료 중으로 전해졌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대장동·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국정조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대장동·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국정조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구 권한대행은 국정특위에 대해 “다수의 담당 검사가 증언대에 서게 됐고 모욕적인 말을 듣거나, 답변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번 국정조사를 진행해 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구 권한대행은 그러면서 “어떤 국정조사도 재판에 영향을 주려 한다는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은 모든 분이 동의할 거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또 구 권한대행은 “검찰 사무를 총괄하는 저와 각 검찰청의 기관장들은 국정조사에 충실히 임하겠으니, 향후 과정에서는 당시 평검사나 수사관에 대한 증인 채택은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대장동·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국정조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대장동·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국정조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앞서 검찰 내부에서는 지휘부를 향한 성토가 이어졌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검사들이 억울한 피해를 보면 (지휘부는) 위헌적 국정조사와 괴롭힘을 중단하라고 하라”며 “법무부에서 시키는 일이라고 덥석 감찰하고 직무정지 요청하는 일만 하려면 대검이나 총장이 왜 필요한가”라고 비판했다. 이 글에는 “지휘부의 무책임한 침묵이 만들어 낸 참사”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한 검찰 관계자는 “구 권한대행이 더 이상 침묵하면 안 되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구 권한대행은 지난달 19일 검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이 국회 통과를 앞뒀을 당시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우려를 표한 적은 있지만, 언론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입장 표명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일선에서 근무 중인 한 검찰 관계자는 “구 권한대행이 정말 조직의 방패막이가 돼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직을 던지거나, 최소한 국회에서 결사항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이미 모욕당할 만큼 당했고, 못 볼 꼴 다 보지 않았느냐”며 “타이밍을 놓친 입장 표명”이라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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