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장 비중 확대
연초 이후 코스피 불장에
국민연금 국내주식 460조
목표비중 확대 탄력받아
"급락땐 기금 불안" 비판도
정부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최근 반도체 관련주를 필두로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현행 운용한도를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규정에 묶인 기계적 매도가 대량으로 발생하면 자칫 시장의 상승 동력을 꺾는 '찬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국내 주식 비중은 2024년만 해도 전체 자산의 11.5%인 139조원으로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대폭 상승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최근 27%인 460조원 내외까지 상승했다. 이미 국내 주식 최대 운용한도인 19.9%를 초과했다.
이에 정부는 오는 28일 열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앞두고 기본 14.9%인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9.9%로 상향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전략적자산배분(SAA)과 전술적자산배분(TAA)을 합해 최대 5%포인트를 더하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한도를 총 24.9%까지 높일 수 있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보다 국내 주식 비중을 5%포인트 상향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금위 내 이해관계자 간 견해차는 비중 상향의 핵심 변수다. 지난 15일 개최된 '2026년도 제4차 기금위'에서는 국내 주식 매도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목표 비중 상향안 네 가지가 논의됐다. 특히 현재 ±3%포인트인 전략배분 허용 범위를 확대해 운용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이 집중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정부 측 당연직 위원 6명과 민간 위촉직 위원 14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근로자·사용자 단체 추천 위원 6명은 비중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면서도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수익률과 시장 규모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올해 한국 증시의 수익률과 시가총액이 글로벌 시장 대비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비중 확대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추진 의사가 뚜렷한 만큼 오는 28일 기금위에서는 비중 상향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이 국내 연기금 자산 배분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향후 다른 연기금과 공제회의 운용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자본시장 안팎에서 자산 배분의 일관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기금위가 중기 자산 배분안을 수시로 변경하면 원칙에 기반한 운용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코스피 고점 당시 전략배분 허용 범위를 늘렸다가 이듬해 시장 하락기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역대 최악의 수익률(-8.22%)을 기록했던 사례는 기금위의 전문성 논란과 함께 신중론의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나현준 기자 / 정재원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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