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세계 최대 원통형 CT 도입

1 day ago 4
문화 > 전시·공연

국립중앙박물관, 세계 최대 원통형 CT 도입

1300만 화소로 유물 속까지 본다
대형 조각도 안전하게 정밀조사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 촬영
복장물·제작기법 새롭게 확인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새로 도입한 원통형 CT로 보물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을 정밀 검사하는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새로 도입한 원통형 CT로 보물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을 정밀 검사하는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높이 120㎝의 보물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이 거대한 원통형 CT 검사대 위에 올랐다. 원통 안의 엑스레이 발생장치와 검출기가 천천히 회전하며 불상의 내부를 훑었다. 그 결과 불상 머리 속에 남아 있던 복장물과 얼굴을 따로 만들어 붙인 제작기법, 200년 이상 된 목재를 사용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4일 박물관 내 보존과학센터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문화유산 조사용 원통형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를 공개했다. 새 장비는 최대 직경 1.1m, 길이 3m에 이르는 문화유산을 촬영할 수 있다. 그동안 크기와 안전 문제로 내부 조사가 어려웠던 대형 문화유산의 비파괴 정밀 조사가 가능해졌다.

새 장비는 450㎸의 높은 투과력과 700W·1500W의 출력으로 1300만 화소급 고해상도 디지털 영상을 구현한다. 기존 국립중앙박물관이 보유한 400만 화소 CT보다 해상도가 크게 높아져 문화유산 내부 구조와 제작기법 등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가장 큰 변화는 유물을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기존 박물관이 보유한 수직형 CT는 유물을 검사대에 고정한 뒤 360도 회전시키며 촬영하는 방식이어서 손상 위험이 큰 문화유산은 조사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반면 새 원통형 CT는 유물은 그대로 둔 채 엑스레이 발생장치와 검출기가 약 220도 회전하며 촬영한다. 발굴 직후의 취약한 유물도 훨씬 안전하게 내부 구조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14일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양석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원통형 CT로 촬영한 보물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의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정유정 기자>

14일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에서 양석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원통형 CT로 촬영한 보물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의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정유정 기자>

박물관은 이날 언론공개회에서 새 원통형 CT의 첫 시연 대상으로 보물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을 촬영했다. 높이 약 120㎝, 최대 폭 87㎝에 달하는 이 불상은 기존 CT로는 전체를 정밀하게 촬영하기 어려웠던 대표 사례다. 1622년 광해군의 왕비 장렬왕후(문성군부인 유씨)의 발원으로 제작된 것으로, 제작 연대가 명확해 조선 후기 불교조각 연구의 기준작으로 평가받는다.

CT 촬영 결과 불상 머리 내부에 종이 또는 직물로 추정되는 복장물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또 몸체를 하나의 통나무로 만들고 얼굴을 따로 제작해 결합한 구조와 등 부분에 복장공이 두 개 있는 점도 나타났다.

내부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최소 180년 이상 자란 나무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물관은 건조 기간까지 고려하면 최소 200년 이상 된 나무를 재료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제작 연대가 확실한 불상인 만큼 앞으로 목재 문화유산 연륜 연대 연구의 기준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통형 CT 가격은 23억원이며, 방사선 차폐시설까지 포함하면 총 약 35억원이 투입됐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의 원통형 CT보다 수용 범위가 넓어 세계 최대 규모라는 것이 박물관 측 설명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원통형 CT 도입으로 기존 나노 CT와 600㎸ 수직형 CT를 포함해 소형 장신구부터 대형 목조문화유산까지 아우르는 비파괴 조사 체계를 완성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