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직 고위 공무원이 채용 면접에서 여성 지원자 200여명에게 이뇨제 섞은 음료를 건넨 사실이 발각됐다. 그는 여성들이 음료를 마신 시간과 반응까지 적어 남겼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부 소속 고위 공무원이었던 크리스티앙 네그르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면접 보러 온 여성 구직자 약 240명에게 이뇨제 섞은 커피나 차를 제공한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네그르는 2019년 해임되었다.
네그르의 범죄 행각은 2018년 사무실 책상 밑에서 여성 직원 다리를 몰래 촬영하다 발각돼 수사받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동료 신고를 받은 경찰은 네그르 컴퓨터에서 '실험'이란 제목의 문서를 발견했다. 여기에는 여성들의 면접 날짜와 약물 투여량, 반응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피해자들은 떨림과 어지러움, 극심한 수치심 등을 경험했다. 일부는 공공장소에서 소변을 참지 못해 옷에 실수까지 했다고 전했다.
피해자인 실비 들레젠은 35세였던 2015년, 파리에 있는 문화부에 면접 보러 갔을 때 네그르가 건넨 커피를 예의상 마셨다고 한다. 당시 네그르는 "날씨가 좋다"며 산책 면접을 제안했고, 들레젠은 몇 시간 동안 밖에서 질문에 답했다.
들레젠은 "면접 보는데 점점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강해졌다. 손이 떨리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마에는 땀방울에 맺혔다"며 "급격히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잠시 쉬어야겠다'고 말했으나 그는 계속 걷자고 했다"고 밝혔다.
들레젠은 결국 터널 옆에 웅크리고 앉아 소변을 봐야 했다며 "네그르는 마치 날 보호해 주는 것처럼 재킷으로 가려주는 시늉을 했다. 그 순간은 정말 처참했다"고 전했다.
2011년 면접을 봤던 아나이스 드 보스도 경찰 연락을 받고 피해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네그르가 면접 도중 날 똑바로 쳐다보며 '소변 마렵냐'고 물었다"며 "화장실 이용을 거부당해 카페 계단을 올라가던 중 소변을 참지 못해 실수했다"고 털어놨다.
피해자들의 변호사 루이즈 베리오는 네그르의 약물 투약 혐의에 대해 "겉으로는 성적 판타지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여성 몸을 굴복시켜 굴욕감을 주고, 통제를 통해 지배하려는 권력 범죄"라고 지적했다.
수사가 오래 걸리는 것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한 피해자는 "6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재판이 시작되지 않았다니 정말 충격적"이라며 "현 사법 절차는 트라우마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했다.
일부 피해자는 민사 소송을 통해 국가로부터 보상금을 받았지만, 문화부 자체의 책임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사건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들레젠은 "수년간 스스로를 탓하면서 취업 지원 자체를 피했다"며 "이런 일이 그 누구에게도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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