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올해 구리 평균 가격과 2026년 공급 과잉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물류 차질과 중국의 황산 수출 금지가 맞물리면 구리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어 공급 전망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구리 가격이 톤당 평균 1만265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올해 구리 시장이 49만t 공급 과잉을 보일 것이라는 추정도 바꾸지 않았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항 차질이 이어질 경우 황산 부족이 구리 공급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골드만삭스는 해상 운송 차질에 더해 중국이 5월 1일부터 황산 수출을 금지하기로 한 결정이 겹치면 구리 생산에 필수적인 시장이 빠르게 타이트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황과 황산은 용매추출 및 전해채취 공정의 핵심 원료다. 이 공정은 전 세계 구리 공급의 17%를 차지한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콩고민주공화국과 칠레가 황 공급 차질에 가장 크게 노출된 지역으로 봤다. 두 국가는 황산 조달이 흔들릴 경우 생산 차질이 곧바로 공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구리 가격 전망 자체보다 생산 공정에 필요한 기초 원료의 흐름이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배경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있다. 이 여파로 에너지 제품과 다른 원자재 공급이 흔들렸고, 이란은 핵심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막아선 상태라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현 휴전을 연장하고 싶지 않다며 협상이 성공하지 못하면 미군은 즉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관현 수치로 보면 당장의 충격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장기화할 경우 생산 감소폭은 적지 않다. 콩고민주공화국 기업들은 현재 2~3개월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망 지연이 5월 하순을 넘어 6월까지 이어지면, 골드만삭스는 이 나라의 2026년 구리 생산이 약 12만5000t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이런 감산 효과가 전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세계 성장 둔화로 구리 수요가 14만t 감소할 수 있어서다. 공급 감소와 수요 위축이 동시에 발생하면 겉으로는 생산 차질이 생겨도 수급 전체로는 일부 상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황산 수출 금지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칠레의 생산 차질 위험은 더 커진다. 골드만삭스는 이 경우 칠레의 구리 생산 20만t이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전 세계 공급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칠레가 2025년 중국에서 전체 황산 수요의 약 3분의 1을 조달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제시됐다.
이번 전망은 구리 시장이 여전히 공급 과잉 국면을 유지할 수 있다는 기존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실제 생산 현장에서는 황과 황산 같은 기초 투입재의 공급망이 시장 균형을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향후에는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의 지속 여부와 중국의 황산 수출 금지 기간, 그리고 콩고민주공화국과 칠레의 재고 소진 속도가 구리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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