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에 따르면 성 비오 10세회는 이날 스위스 에콘 신학교에서 교황 승인 없이 신임 주교 4명을 임명하는 서품식을 거행했다. 5시간 동안 라틴어로 진행된 이날 예식엔 각국에서 온 전통주의 신자 1만65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1988년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직을 수락한 뒤 파문당한 알폰소 데 갈라레타 주교가 주례자로 나섰다.
가톨릭 교회법상 교황의 승인이 없는 주교 서품은 교회 분열 행위로 간주돼 파문될 수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전날 “교황의 승인이 없는 주교 서품은 가톨릭 신앙에 중대한 해를 끼치는 극도로 무거운 죄”라며 서품식 강행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성 비오 10세회는 예식 직전 성명을 통해 “이번 서품은 가톨릭 신앙을 지키기 위한 신성한 의무”라며 “바티칸의 징계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AP는 “가톨릭 내부 분열의 심화는 교회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레오 14세 교황 취임 후 최대 리더십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성 비오 10세회는 세계 75개국에 걸쳐 사제 750여 명, 평신도 50여만 명을 거느리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달 29일에도 바티칸의 승인 없이 스위스 에콘 신학교 인근에서 사제 5명, 부제 3명의 서품식을 단행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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